[튀는 아이 나는 부모]SBS'순풍…'미달이역 김성은양

입력 1999-08-30 19:20수정 2009-09-2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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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넉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새 밀레니엄은 부모세대의 세상과는 다를지도 모릅니다. 그 아이들을 어른들의 뜻대로, 잣대로 키울 수는 없습니다.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아이들. 동아일보가 그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부모를 찾아나섭니다.〈편집자 주〉》

아이답지 않게 튀는 대사와 어른을 꼼짝못하게 하는 처세술(?)로 인기끄는 ‘미달이’ 김성은(9·경기 시흥시 송운초등2년). SBS TV 일일시트콤 ‘순풍산부인과’가 낳은 꼬마스타다.

◆살려주세요!

김병욱(36) 박선이씨(34)부부가 외동딸 성은이의 타고난 ‘끼’와 대담성을 발견한 것은 성은이 네살 때.

금슬좋기로 소문난 김씨 부부가 자정경 집 근처 실내 포장마차로 ‘심야 데이트’를 나갔다. 새벽 1시 잠에서 깨어나 깜짝 놀란 성은이는 즉각 전화기를 잡고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동네가 발칵 뒤집어졌고 사정을 들은 주위 사람들은 ‘보통은 넘는 애’라며 놀라워 했다.

1년 뒤 성은이는 연기학원에 등록했다. 뛰는 아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 이때부터 성은이의 숨겨진 능력은 한껏 발휘됐다. 엄마와 우연히 들른 백화점의 노래경연대회에서 김건모의 ‘핑계’를 불러 빙수기를 타기도 했다.

“특별한 태교는 없었어요. 한달에 두 세권 정도 책을 읽고 꾸준히 음악을 들은 것을 빼면….”(엄마)

◆가을이 왔어요

‘순풍…’의 출연진은 성은이의 뛰어난 순발력과 풍부한 어휘력이 웬만한 성인 연기자를 능가한다고 평가. 대본은 한번만 보면 거의 외운다고 칭찬한다. 비결이 뭘까?

박씨는 “3살때 한글 학습교재인 ‘한글나라’를 가르치고 5살때 미술 피아노 학원에 보낸 것이 전부”라고 말한다. 다른 아이와 별로 다를 바 없어 기자가 좀더 ‘추궁’했다.

“아기때 동화책을 많이 읽어줬어요. 그래서인지 두살 때부터 동화책의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중얼중얼 혼자 읽었어요.”(엄마)

“‘날씨가 쌀쌀한 가을이 왔어’ ‘저기 나무를 봐, 가을엔 나무잎에 단풍이 들어 빨갛고 노랗게 변하지’…. 함께 외출할 때마다 바깥 풍경을 일일히 설명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아빠)

또 있다. 성은이는 ‘순풍…’의 미달이처럼 대가족 속에서 자랐다. 엄마 아빠 외에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두 명의 삼촌. TV를 벗 삼아 자란 또래 아이들 보다 많은 어휘를 경험하고 사용할 기회를 가졌다. 시간이 갈수록 이런 환경이 ‘위력’을 발휘한 것.

◆물고기 잡는 법

성은이는 아무리 낯선 환경에서도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려 귀여움을 받는다. 엄마가 안보여도 울거나 기가 죽지 않는다. 사회성과 독립심이 강한 편이다.

5살때 집에서 멀리 떨어진 미술학원에 보내는 첫 날. 혼자 가기 싫다고 우는 아이를 박씨는 억지로 떠밀었다. 물론 걱정이 돼 뒤를 따라 갔지만 그것도 모른채 성은이는 셔틀버스를 타고 학원에 갔다. 미술 교사가 나중에 “애지중지 과잉보호를 하는 것이 요즘 부모인데 정말 대단하다”며 전화를 했다.

이때 박씨는 “인생을 살다보면 어려운 일에 자주 맞닥뜨리는데 그때마다 부모가 옆에서 도와줄 수 없지 않느냐”며 “‘물고기의 맛’을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대답했다.

요즘 성은이는 미국에서 살다 귀국한 이모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다. 나중에 외국 배우와 드라마 영화를 찍기 위한 ‘실력 쌓기’란다. 또 2000년 1월 이탈리아에서 공연할 어린이 뮤지컬 ‘꿈동이, 미달이의 꿈’ 준비로 바쁘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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