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케이블TV 시청률 감춘다고 「속」 모를까?

  • 입력 1999년 6월 1일 19시 52분


케이블TV협회가 최근 회원사인 케이블TV방송사(PP·프로그램 공급사)들의 거센 항의로 발칵 뒤집혔다. 쉬쉬하던 시청률 조사 결과(채널별 점유율)가 ‘비공식’으로 공개되자 PP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협회는 4월말 수신료 배분 등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시청률 조사를 했다. 조사결과는 리빙TV 다솜방송 KTV 영화예술TV 아리랑TV PBC 재능 OUN 등 8개는 1%미만이었고 상위권 5개사(투니버스 DCN KMTV 스포츠TV HBS)는 8∼10.45%였다.

협회는 1년에 두차례씩 시청률을 조사해왔으나 한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PP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밝힐 수 없다”는 게 그 이유. 이번에도 ‘대외비’로 하기로 검증회의에서 합의했다. 그런데도 이 조사결과는 곧 파다하게 알려졌다. ‘시청률 우등생’ PP들이 예전과 마찬가지로 광고 마케팅과 채널 홍보를 위해 자료를 흘렸기 때문.

광고주들은 시청률을 정확히 알 권리가 있다. 시청률과 시청자구성분포 등 데이타 분석을 하지 않고선 광고를 과학적으로 집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청자의 상당수는 마니아이므로 시청률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시청률보다 채널 이미지의 특화가 더 중요한 열쇠일 수 있다.

시청률 결과를 감춘다고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다.알릴 것은 알린 뒤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개선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허엽기자<문화부>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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