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119교실]음식물 안전사고

  • 입력 1999년 3월 8일 18시 58분


정모양(2·서울 강동구 길동)은 작년 10월 이유식을 먹다 커다란 멸치 가시가 목에 걸렸다. 어머니는 혀와 목을 누르며 가시를 빼내려 했으나 자극만 더할 뿐. 출동한 119구급대는 설압자로 혀를 누르며 목구멍을 살핀 후 핀셋으로 가시를 끄집어 냈다.

임모군(2·서울 관악구 봉천동)은 지난해 4월 바나나를 크게 한입 삼키다가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을 일으켜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살았다.

서울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물로 인한 사고는 서울에서만 4백35건.

바나나나 찰떡 같은 찐득찐득한 음식이 걸렸을 때 물을 마시면 불어나 기도를 꽉 막아버리므로 조금씩 떼어 먹이는 게 안전. 생선가시가 걸렸을 때 ‘맨밥을 삼키면 특효’라는 설이 있으나 되레 가시를 건드려 식도를 상하게 하는 ‘악수(惡手)’. 부모가 가시를 핀셋으로 제거할 수 있으나 아이가 울부짖는 과정에서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에 가는 게 최선.

“소풍 가서 밀가루 속에 숨겨진 사탕을 입으로 찾아 먹는 놀이를 하다 밀가루가 기도 주위의 침을 말르게 해 뻑뻑해진 목구멍에 사탕이 끼어 일어나는 사고도 잦다”고 서울 노원소방서 119구급대 고연학간호사는 설명.

음식물이 목에 걸렸을 때는 뒤에서 아이를 안고 배 밑에서 위쪽으로 압력을 가해 튀어나오게 하는 ‘복부밀어올리기법’이 있으나 체구가 조그만 아이에게는 사용하기 어렵다. 서울 송파소방서 권명희간호사는 “부모가 안아서 두 무릎을 세우고 머리가 밑으로 내려가도록 엎드리게 한 뒤 등을 두드려 빼내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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