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왜 이러나…교감이 교사 폭행-학부모가 교장 폭행

  • 입력 2004년 4월 2일 18시 37분


초등학교 여교사가 교실에서 잃어버린 돈을 찾는다며 교사인 남편에게 경찰관 행세를 하게 한 뒤 학생들로 하여금 지문을 찍게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또 술에 취한 교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을 폭행하는가 하면 학부모가 교장을 감금하고 폭행하는 등 교육현장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지문날인=2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1일 오전 10시반 대구 수성구 S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여교사 J씨(29)가 전날 교사용 책상 서랍에 넣어뒀던 어린이신문 대금 등 현금 70만원이 없어지자 ‘돈을 찾아야겠다’며 학생들에게 엄지로 지문을 찍게 했다.

J씨는 이 과정에서 대구 H초등학교 교사인 자신의 남편(32)을 교실로 불러 “이 사람은 경찰관”이라고 소개한 뒤 지문을 찍는 학생들을 남편이 지켜보도록 했다는 것.

J씨는 “학생들이 누구도 돈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해 이런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범인이 나오지 않으면 학생들의 말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지문을 찍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A4용지 한 장에 지문을 찍도록 했으며 학부모들의 항의가 일자 쪽지를 찢어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은 J씨를 상대로 돈을 분실한 과정과 지문을 찍게 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폭행사건=2일 전교조 충북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0시10분경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충북도교육청 본관 앞에서 청주 모 초등학교 강모 교감(57)이 전교조 충북지부 소속 도모(39), 김모 교사(42)에게 욕설을 하면서 폭행했다.

강 교감은 술에 취한 채 두 교사가 도교육청과 단체교섭을 마치고 나오자 “전교조가 교육감을 괴롭힌다”고 소리치며 두 교사를 폭행했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현재 진상을 조사 중이며 해당 교감을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오후 1시경 충북 옥천군 모 초등학교 교장실에서 학부모 우모씨(38)가 박모 교장(60)을 10여분간 감금한 채 폭행했다. 박 교장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고 치료 중이다. 우씨는 평소 학교운영에 불만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강원 모 중학교 3학년 A양(15)은 “지난달 16일 실외수업 도중 B교사(46)가 창고로 불러 포옹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며 같은 달 23일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했다.

A양은 조사 과정에서 “선생님이 눈을 감으라고 한 뒤 눈썹에 입을 맞추고 뒤에서 끌어안았다”고 진술했다.

B교사는 A양의 주장을 대부분 시인했으며 ‘다른 학교로 전근 가겠다’는 조건으로 A양의 부모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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