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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리포트]백마초교 장항분교, 73명 한가족처럼

입력 1999-07-11 21:40업데이트 2009-09-23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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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73명과 교사 3명, 그리고 1,2,3학년뿐인 미니학교.

나지막한 베이지색 단층짜리 건물의 학교에는 교실 3개와 교무실 자료실뿐. 조그만 운동장에는 철봉과 키작은 농구대만 놓여 있다.

학교 바로 옆에 넓은 파밭이 있는 것을 비롯해 주변 곳곳에는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즐비하다.

겉으로만 보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의 분교같지만 인구 100만여명인 신도시내 분교 모습이다. 바로 일산신도시(경기 고양시) 장항1동에 위치한 백마초등학교 장항분교.

장항분교는 일산신도시뿐만 아니라 분당 중동 평촌 등 수도권의 다른 신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분교다.

82년 당시 학생들이 10리(4㎞)가 넘는 백마역의 본교까지 통학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세워진 것. 당시에도 학생 20여명과 교사 2명뿐이었다.

92년 일산신도시의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주변에 자유로가 생기면서 이곳에도 소규모 공장이 들어서는 등 다소 개발되기는 했지만 아직 시골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장항분교는 인근 초등학교 교사들이 ‘천국’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기가 있다. 맡고 있는 학생수(20여명)가 적다보니 학생들 개개인의 특성을 속속들이 알게 되고 그만큼 지도하는데 보람을 느낀다는 것.

또 도시의 초등학교에 비해 교사들의 잔무가 적어 학생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교사 김정호씨(31)는 “학생들이 매우 순박하고 착해 마음이 푸근하다”며 “1대1로 학생들과 접하면서 학생들을 자세히 지도할 수 있어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학교생활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공부에 대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기 때문. 방과후에도 학원에 가는 학생보다 운동장에 남아서 노는 학생이 훨씬 많다.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야구놀이를 하고 있던 이성형군(11)은 “3학년까지 이곳에 다니다 지금은 다른 학교로 전학했지만 여기 다닐 때가 뛰어놀기도 좋고 선생님과도 가깝게 지낼 수 있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수시로 학교를 드나들며 학교 잔일을 돕거나 교사와 상담을 하기도 한다.

농사짓는 학부모들은 철마다 감자 고구마 배추 등 농산물을 학교에 가져다 주기도 한다.

김성심(金聖心·56·여)분교장은 “시설이 미비하고 교통이 불편한 점은 있지만 모두 한가족처럼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터넷전용선을 들여오는 등 도시의 학교에 비해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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