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김영호/내가 본 프랑스 부모들

  • 입력 1999년 3월 21일 18시 26분


프랑스 부모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다. 길을 걷다 보면 종종 부모들이 너댓살 먹은 자녀에게 큰 소리로 꾸중을 하거나 손찌검을 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가장 많이 혼나는 경우가 신호등을 보지 않고 도로에 내려서는 때이다. 몇 미터 밖에서도 소리가 들릴 정도로 빰을 때리거나 크게 호통을 치기도 한다.

프랑스 부모들은 어린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는 3세부터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약 10년 동안 매일 자녀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손수 바래다 주고 데려온다. 프랑스에 일과후 초과근무 풍토가 드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는 한편으로 자녀 과잉보호로 비칠 수도 있으나 자녀 안전교육 측면에서 본다면 상당히 효과적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받고 자란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거꾸로 부모가 자녀에게 책망을 듣는 경우도 생긴다.

용무가 급해 신호등을 지키지 않고 횡단 보도를 건너려고 하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제지를 당하거나 핀잔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프랑스 자녀들은 어릴때부터 ‘실천하는’ 생활교육을 받아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등하교하면서 안전을 생활화 한 프랑스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학부모가 됐을 때 자녀의 등하교 길에 동반하는 것을 당연한 일과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이제 곧 날씨가 풀리면 기차를 타고 막내 딸을 파리 8구에 있는 옥타브 그레아 중학교에까지 바래다 주는 즐거움을 다시 맛보게 될 것이다.

출근 시간까지 남는 약 40분 동안 직장 부근의 아름다운 몽소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보건체조도 할 것을 생각 하니 벌써부터 4월이 기다려진다.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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