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항공사 '사스 직격탄'

  • 입력 2003년 4월 25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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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공포가 확산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기업들은 당장 5월초 중국의 노동절과 일본의 골든위크 등 황금연휴 기간에 매출이 작년의 절반 이하로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중국 베이징 본사 100여명 가운데 현지인 80여명에 대해 24일부터 5월 5일까지 12일간 휴가를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본사 근처 빌딩에 사스 환자가 나타나 전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

LG전자 전명우(田明祐) 상무는 "중국 노동절 휴가 때는 10일 동안 평균 두달치의 매출이 일어났는데 올해는 사스로 휴일이 절반으로 준데다 소비자들이 쇼핑을 다니지 않아 5월 판매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자업체들은 대규모 로드쇼와 이벤트를 줄이는 대신 광고와 선전물(DM)등 다른 방법을 총동원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항공사들은 이라크 전쟁에 이어 '사스 폭풍'을 만나는 바람에 올해 경영 실적이 적자로 전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4월 탑승률은 평균 59%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포인트 낮아졌으며, 아시아나 항공도 57%로 작년보다 18.6%포인트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3월 수입이 400억원 정도 차질을 빚었고, 아시아나는 작년에 1000억원의 이익을 냈으나 올 1분기(1~3월)에는 약간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두 항공사는 중국 동남아의 일부 노선을 다음달 중순까지 운행 중단했다.

현대차 그룹은 현대차 베이징공장 직원들의 피로를 줄이고 건강관리를 위해 하루 2개조 가 10시간씩 모두 20시간 근무하던 것을 17시간으로 단축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黃昌重) 투자전략팀장은 "아시아로의 수출 비중이 40%가 넘는데 사스 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다"이라면서 "주요 업종 200개 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0% 정도 줄었는데 2분기(4~6월)에는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동남아 캐나다 등 사스 출몰 지역에 출장을 금지하고 전화 상담 등을 통해 사업을 이어가는 기업들은 하루 속히 사스가 잦아들기만 바라고 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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