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美불법체류자 거액 주워 돌려줘

  • 입력 2001년 8월 30일 18시 45분


‘길에서 현금 20만3000달러(약 2억6000만원)를 줍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

대응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돈에 욕심이 나기도 할 것이고 양심을 속일 수도 없고….

미국에 불법체류하고 있는 가난한 멕시코인이 이런 일을 겪었으나 현금을 고스란히 주인에게 돌려줬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접시닦기를 하는 아센시온 프랑코 곤살레스(22)는 27일 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 현금호송 차량의 뒷문이 열리면서 떨어진 현금다발을 엉겁결에 주운 후 가지고 있다가 다음날 아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돈을 현금호송 회사인 AT시스템스에 전달했으며 회사는 곤살레스에게 2만5000달러의 보상금을 주기로 했다.

곤살레스는 “돈을 그냥 가지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외국으로 돈을 송금하거나 투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되돌려주기로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월급 1300달러 중 800달러를 본국에 송금할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는 곤살레스는 “비록 가난하지만 정직한 가톨릭 신자”라며 “보상금으로 멕시코에 계신 부모님께 집을 사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 수색견까지 풀어 돈의 행방을 찾던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의 짐 티암포 경사는 “이민국도 선행을 한 곤살레스가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을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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