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eek]내년 全분야 양극화 더 심화… 경쟁력 있는 성장주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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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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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 차별화, 양극화’ 어쩌면 이것은 지금 세계 금융위기의 뿌리인 동시에 그 위기의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유럽 재정위기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불균형에 유럽 자체의 역내 불균형까지 겹치면서 탄생한 일급 난치병이다. 이런 종류의 질환을 고치려면 과도한 부채 대국들의 생산성이 올라가 빚 규모가 줄고 그 결과 각국 간 불균형이 개선돼야만 한다. 또한 그러기에 앞서 지금의 부실국가들은 하루빨리 부실을 털고 깨끗해진 대차대조표(재무상태)로 새 출발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부실을 인식하고 장부를 ‘클린화’하는 데는 채권국들의 희생(부채탕감)이 반드시 필요하고 채무국들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이 모든 과정은 실제로 쉽지 않아 시간이 꽤 걸릴 과제다.

이런 관점에서 유럽위기와 연관된 자산시장의 전략적 시사점은 거시적인 것과 미시적인 것,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위기수습이 겉도는 동안 상황은 더욱 ‘불균형, 차별화, 양극화’로 치달을 수 있다. 가령 유럽 문제가 큰 변화의 전기를 맞이하기 전까지 상대적으로 체력이 강한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 폭 둔화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경상수지 적자 폭 개선속도보다 더딜 가능성이 높다. 재정수지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정작 위기의 근원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은 바람 잘 날이 없을 것이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이 위기 때문에 풀린 통화는 또 다른 불균형을 만들고 통제할 수 없는 다른 위험을 잉태한다. 그간 뿌려진 넘치는 통화는 잠복해 있다가 우선 상대적으로 거시건전성이 높고 실물체력이 좋은 신흥국으로 흘러 들어갈 것인데 그 결과 신용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만 굳어진다. 그리고 고여 있던 자본은 이따금 투기적 성향으로 돌변해 특정자산을 집중 공격할 게 분명하다.

김한진 피데스 투자자문 부사장
김한진 피데스 투자자문 부사장
둘째는 기업들도 이 불균형의 대세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란 점이다. 특히 만성적인 불확실성과 선진국의 디플레이션 환경에 포위된 기업들은 저성장 여건을 극복하고 생존을 위해 축적된 에너지(자본 등 핵심자원)를 미래의 고성장 먹거리에 투입하려 할 것이다. 이들은 제한된 시장을 선점하고 치열한 치킨게임을 마다하지 않는다. 거시환경이 저성장임에도 불구하고 증시에서 고성장주가 더욱 각광을 받는 이유는 바로 까칠해진 경영환경과 기술의 변화 때문이다. 정보통신 분야에서 인텔과 델, HP, 노키아, 소니 등 5개사의 시가총액 합계가 작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해 급기야는 올해 애플 한 회사의 시가총액 밑으로 떨어진 것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역시 이러한 잔인한 양극화는 모든 업종, 모든 분야에서 더욱 일반화되고 심화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새해 증시에서 시대정신에 맞는 경쟁력 있는 성장주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김한진 피데스 투자자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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