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황재성/崔건교의 ‘강남 투기적 수요論’

  • 입력 2003년 10월 12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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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이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강남 집값 꼭지론’을 주장했습니다. 시장 안정을 위한 심리전 성격의 구두(口頭) 개입으로 보이지만 나름대로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 들어볼 만합니다.

최 장관은 우선 최근의 부동산시장 상황을 서울 강남지역과 재건축아파트에 국한된 국지적인 현상으로 풀이했습니다. 강북에서는 집값이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떨어진 곳도 있다는 지적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는 모든 물건과 마찬가지로 집값도 공급과 수요 문제로 봐야 한다며 건교부의 분석 결과, 공급보다는 수요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급의 경우 98년 이후 올 8월 말까지 매년 평균 17만 가구가 지어졌고, 특히 강남지역은 최근 들어 공급이 크게 늘었답니다.

수요는 실수요라기보다는 투기적 수요에 가깝다고 분석했습니다. 근거로 전세시장의 안정을 꼽았습니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전국의 전세금이 소폭 떨어졌는데 이는 90년대 이후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곤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또 이는 집을 사서 임대를 놓는 투자자의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최근 2, 3년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형성된 여유자금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나타난 투기적인 상황이라는 해석도 내놓았습니다.

일본과 비교한 집값 거품론도 얘기했습니다. 서울의 집값이 도쿄의 50∼70% 수준인데 소득은 한국이 일본의 3분의 1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올랐다는 겁니다.

지금 다른 사람들을 좇아 강남에 집을 사면 망할 것이라는 말도 거듭했습니다. 실수요자의 뒷받침 없이 돈으로 밀어올린 형국이어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다, 정부가 양도소득세율이나 보유세 등을 중과해 수익성을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최 장관의 분석대로 부동산시장이 움직였으면 하는 희망이 간절합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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