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정부안 월말께 처리…20일 본회의 통과 난항 예상

  • 입력 2003년 8월 19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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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宋勳錫)가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주5일 근무제 근거법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했으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부안 수용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는 바람에 소위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정부안을 수정하지 않고 환노위 전체회의에 넘겨 의결하자”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논의해 정부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여야는 20일 오전 다시 법안심사소위를 열기로 했으나 워낙 의견 차이가 큰 데다 20일 본회의에서 주5일제 법안을 처리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입법은 빨라야 28일 또는 29일 본회의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신계륜(申溪輪·민주당)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충분한 논의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8일 고위당정정책조정회의에서 ‘가능한 한 정부안대로 처리’ 방침을 정했고 한나라당도 ‘정부안 원안 통과’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각 당 내부에선 여전히 통일된 입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은 1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주5일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전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당론을 확정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18일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이어 19일 현명관(玄明官)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까지 나서 정부안 처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현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8월 국회에서 주5일제 정부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이후 추가협상 요청이 있더라도 절대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업들도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 대응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져야 하며 기업인들도 노사관계에서 법에 규정된 권리를 적극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국회의 정부안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이날 오전과 오후 각 4시간씩 파업을 강행했지만 대부분 임금 및 단체협상이 결렬돼 현재 파업을 벌이고 있는 사업장만 참가했다. 노동부는 이날 파업에 기아자동차(2만3340명) 한국네슬레(503명) 등 총 40개 사업장의 2만6870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양 노총 조합원 300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갖고 “정부안은 중소 영세기업,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이라며 “재협상을 통해 노사정이 합의한 뒤 입법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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