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피플]남규현 건설 알포메사장, 직원들에 매주 강의

  • 입력 2002년 6월 4일 17시 55분


“대학교수 같은 최고경영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눈높이 수학’으로 학습지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대교그룹 계열사 ‘건설 알포메’의 남규현 사장(54·사장)의 지론이다.

남 사장이 말하는 ‘교수’란 직원들에게 기존의 방법을 답습케 하지 않고 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사람, 또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사람을 의미한다.

남 사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2시간씩 전체직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강의 수준은 웬만한 대학교의 학부 과정 이상이다.

“잭 웰치의 경영철학, 디자인 전략, 첨단 마케팅이론 등을 그동안 강의했습니다.”

그의 독특한 경영방식은 남다른 인생 경험에서 비롯됐다.

남 사장은 연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3, 4개의 건설업체를 옮겨다니면서 성공한 직장인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96년 중견업체였던 N사로 옮기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잘 나가는 줄 알았던 회사가 외환위기가 터지자마자 거품이 꺼지듯 부도를 맞은 것.

“그런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1년5개월 동안 경영을 했습니다. 그 결과 경영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관리 부재가 부도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확인했습니다.”

남 사장은 이런 소란 속에서도 자기개발 노력을 중단하지 않았고, 2001년 2월 연세대에서 ‘건설 생존경영의 상호 메커니즘’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따냈다.

이처럼 첨단이론으로 무장하고 실무경험을 쌓으면서 그는 ‘건설업도 반도체나 생명공학 수준의 첨단 경영기법을 도입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최고경영자는 이를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자기개발 노력을 유도해야 한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남 사장이 건설알포메를 맡은 지 이제 5개월 남짓.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 남짓이던 건설알포메는 올들어 5월말까지 무려 6000억원의 공사를 따내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남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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