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이번주 흐름]대우車 입찰 자동차산업 좌우

  • 입력 2000년 6월 25일 19시 42분


요즈음 주식 시장을 보면 참으로 헷갈린다. 오를 것 같은데 내리고 내릴 것 같은데 오르는 일이 너무 잦다.

15일 남북정상의 공동선언이 나왔을 때에도 어리둥절한(?) 일이 벌어졌다. 이 선언은 누가 보더라도 분명한 호재였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재무학의 태두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고(故)모딜리아니 박사는 호재성 발표와 주가와의 상관 관계를 조사한 바 있다. 결론은 상관 계수 -0.85였다. 호재가 터질 때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의미이다. 그 분석이 흥미롭다. 호재를 미리 파악한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을 대량으로 사 모았다가 발표 직후 매각해 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대공황을 구한 케인스는 일찍이 “경제란 흐름”이라고 갈파한 적이 있다. 정책과 거시 지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흐름이 보인다.

이번 주에 가장 주목할 대목은 대우자동차입찰, IMT2000 당정협의, 추경예산의결, 금융부실발표 채권시가제 시행 그리고 자금시장 안정여부 등이다. 대우입찰에서는 현대의 인수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그 결과에 따라 자동차 산업은 물론 재계의 판도가 바뀐다. 3세대 이동통신을 어떤 방식으로 전개해 갈지도 당정회의에서 사실상 결정난다.

자본시장의 안정 여부도 관심사다. 흐름이 막혀 버린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거래가 다시 살아나지 않으면 연쇄 부도의 우려가 있다. 다행히 지난 주말 은행장들은 10조원의 회사채 매입을 결의했다. 문제는 실천에 달려 있다. 금융감독원 강병호부원장의 눈물어린 권유에 의해 나온 수동적 결정인 사실을 감안한다면 실효성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금융 부실 규모도 곧 나온다. 그 결과에 따라 새로운 금융기관간의 짝짓기가 불가피하다. 전체 부실 규모도 주목할 변수이다. 5조원을 상회하면 우리 경제가 감당하기 어렵다.

<김대호기자>tige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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