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영재의 월가리포트]숨고르는 美증시 연휴뒤 반등 '부푼꿈'

  • 입력 2001년 5월 27일 18시 34분


뉴욕증시의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금주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현충일 연휴 영향도 있었겠지만 4월부터 꾸준히 올라온 것에 대해 오를 만큼 올랐다는 평가가 일부에서 제기되면서 조정을 보인 것이다. 또한 워싱턴 정가에서 불어닥친 정계개편의 내용은 월가에도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집권여당인 공화당이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잃게 되면서 전반적으로 기업에 유리하다고 평가되는 공화당 정부 정책이 난항을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부시 정부의 우호적인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제약업체와 담배 그리고 정유사등의 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 지표 중에선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수정치가 발표됐다. 지난 발표 땐 예상을 뛰어넘는 2%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나 경제 전문가들이 경기 회복에 대해 낙관적인 자세를 갖게 했지만 이번 수정치는 1.3%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난 번 GDP성장률이 예상치보다 크게 웃도는 결과가 나타난 이후 뉴욕증시가 완연한 회복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성장률 수정치 악화가 그동안 유지해온 증시의 상승 추세를 꺾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게다가 물가 수준을 알려주는 GDP디플레이터의 경우엔 오히려 지난 번 발표 때 보다 높은 3.3%로 나타나 물가 불안을 증폭 시켰다.

한편 오랜만에 공개석상에서 발언 기회를 가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고 현재 물가 불안은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해 시장의 불안감을 씻어 주었다.

그러나 주말 그린스펀의 발언은 주식 시장의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지만 이미 조정에 진입한 주가의 반등을 이뤄내지는 못하고 한 주를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전통주 중심의 다우지수가 맥을 못추면서 매기가 기술주로 뚜렷하게 옮겨가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으며 상승세가 멈춘 반도체 업종의 경우 경기가 9월경 회복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면서 다시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잇다.

현재 나스닥시장과 다우지수의 수준은 간신히 저항선을 돌파한 모습이다. 그동안 넘기 힘들다고 했던 다우지수의 11,000선과 나스닥의 지수 2,250선을 넘어선 상황지만 아직 지지선이 튼튼한지 여부를 증명해 보이지 못해 안심할 수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의 약세 분위기는 연휴 직전 매수 공백에 의해 초래된 측면이 강해 연휴 이후 상승추세를 이끌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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