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 “간첩 표현은 과장” 시인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9일 밤 기자회견에서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금도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한 하루 전 국회 본회의 발언은 확인된 것이 아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주 의원은 “정치인 입장에서 제가 쓴‘간첩’이나 ‘암약’이란 표현은 법률적 표현이 아닌, 정치적인 수사”라며 “(표현에) 과장이 있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 의원을 간첩으로 지칭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지적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간첩이란 용어는 없지만, 1심 판결에서 이 의원에게 유죄로 인정된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 가입 죄나 이적표현물 운반 죄는 당시 주요 신문에서 쓰는 사회적 용어로서 간첩이고, 간첩행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이철우 의원이 지난 92년에 가입한 ‘민족해방애국전선(민해전)’이라는 반국가단체는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의 위장단체라며 이 의원이 조선노동당에 가입한 것이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 의원은 자신이 가입한 것은 ‘민해전’이지 ‘조선노동당’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의 핵심인물이었던 황인오씨 판결문에 보면 ‘민해전은 북한과 연계된 사실을 하부 구성원이나 외부에 대해 은폐하기 위해 만든 위장명칭’ 이라고 법원도 인정했다”고 말했다.

논리적으로 볼 때 이 의원의 민해전 가입 사실 인정은 곧 북한 노동당 중부지역당 가입을 시인한 것이라는게 주 의원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황인오씨는 이날 동아일보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철우 의원은 당시 민해전이 북한과 연계된 조직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말해 주목된다.

황씨는 또 “민해전은 중부지역당의 산하 단체에 불과하며 민해전 가입이 곧 조선노동당 가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씨는 “민해전과 북한의 연계는 나와 장모, 최 모 등 세 사람만이 알고 있었고 다른 사람에게는 일체 비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과는 일면식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감 중이던 1997년 쓴 저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옥중 수기’에서 이 의원을 조선노동당 입당자라고 쓰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 부분은 내가 쓴 것이 아니다.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전신)가 옥중 수기 원고를 빼돌려 내용을 첨삭한 뒤 맘대로 출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직의 실체는 중부지역당이지만 적발됐을 경우 자생 조직임을 내세우기 위해 ‘민해전’이란 이름을 예비해 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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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