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쿠크 상황]저항세력 공격 격화… 최근 치안 불안정

  • 입력 2004년 2월 13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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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이라크 평화·재건사단 ‘자이툰’ 부대가 파병될 키르쿠크 지역의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당초 이 지역은 저항세력의 활동이 극심했던 ‘수니 삼각지대’에 비해 비교적 치안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급변해 보다 치밀한 파병 준비가 요구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다양한 경로로 현지상황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파병부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세진 저항세력 공격=지난달 수차례에 걸친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키르쿠크 지역에서만 경찰관 3명 등 최소 4명이 숨졌다.

1월 25일 키르쿠크 주둔 미군부대가 로켓포 등 중화기 공격을 받았으며 같은 달 23일엔 이라크 경찰 1명이 총격을 받아 숨졌다.

1월 14일 키르쿠크 공항 주둔 미군 캠프에 두 발의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으며 같은 달 7일엔 키르쿠크 서남쪽 40km 지점 하위자 부근 검문소에서 저항세력의 총격으로 경찰관 등 2명이 숨졌다. 키르쿠크 북동부 바쿠바에서도 경찰관 1명이 출근길에 피살됐다.

키르쿠크에서 활동하는 저항세력이 “이 지역을 방문하는 연합군은 누구든 공격 대상”이라고 경고해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종족분쟁으로 내전 발생 우려=이달 1일에는 키르쿠크 북쪽 86km 지점 에르빌의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 당사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57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이 테러는 종족분쟁의 신호탄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자칫 아랍족, 쿠르드족, 터키계 투르크멘족의 민족갈등 및 종교갈등이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고향에서 쫓겨났던 쿠르드족 10만∼30만명이 대거 돌아오고 있는 것도 커다란 불안 요인. 아랍족과 투르크멘족은 이들의 귀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터키도 변수. 쿠르드족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터키가 쿠르드족을 견제하기 위해 군대를 이라크 접경 산악지역으로 파견하면 자칫 국제분쟁에 말려들 우려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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