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통독경험 살려 남북통일 돕겠다"

  • 입력 2000년 10월 5일 18시 56분


▼모르 신임 주한 獨대사▼

“남북한 관계로 보아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때에 부임한 만큼 힘닿는 대로 독일의 통일 경험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후버투스 폰 모르 신임 주한 독일대사(53)가 2일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독일 대사관에서 부임 후 첫번째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독일 본대학과 스위스 제네바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며 법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연방총리실에서 8년간 근무한 뒤 터키 미국 등지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다. 한국 부임 직전에는 외무부 위기관리 전담관을 맡았다. 대학과 외무부에 있을 때 독일 분단문제를 자주 다뤘으며 베를린 천도 사업에도 참여했다.

그는 지난달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과 백남순 북한 외무상의 회담 이후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독일 북한간 수교에 대해 “남북한 관계 진전, 북한 내 인권상황 개선,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 해결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평양에 있는 구 동독 대사관은 일단 스웨덴대사관으로 쓰이고 있으나 독일 이익보호대표부가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기 위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19일 방한할 것이며 10월말에는 피셔 장관이 한국을 찾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서 철수한 독일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면서 한독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돈독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비올란테 伊 하원의장▼

“평양 시민들의 얼굴이 매우 밝아 보였습니다. 남북한간에 조성된 화해 분위기를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듯 했습니다.”

평양을 거쳐 1일 서울을 방문한 루치아노 비올란테 이탈리아 하원의장은 북한의 빠른 개방 속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북한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탈리아는 선진7개국(G7) 중 대북(對北) 관계 개선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 지난달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이탈리아를 방문한데 이어 이달 이탈리아 산업무역장관이 북한을 다녀오는 등 경제협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비올란테 의장은 평양을 거쳐 서울로 오는 도중 중국 영공을 통과하는데 문제가 발생해서 다시 평양으로 돌아가야 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북한 관계자들이 영공 통과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물론 연료까지 무상으로 제공해줬다”면서 “이는 결국 남한 정부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올란테 의장은 “이탈리아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평양 고위관계자들로부터 부분적인 시장경제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올란테 의장은 유로화 추락에 대한 반응을 묻자 “유로화 가입을 위해 이탈리아가 기울인 경제개혁 노력 덕분인지 유로화 가입을 후회하는 분위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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