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은 근육 생성과 유지, 회복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특히 노년기에는 근육 감소를 늦추고 걷기와 계단 오르기, 물건 들기 같은 기본적인 일상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를 이끈 샤르자대 근육세포 생리학자 리즈완 카이사르(Rizwan Qaisar) 박사 연구팀은 유럽 27개국 50세 이상 성인 3만8000여 명을 장기간 추적한 ‘유럽 건강·고령화·은퇴 조사(SHARE)’데이터를 활용해 단백질 섭취와 신체 기능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손아귀 힘(악력)과 일상 기능 수행 능력을 주요 지표로 평가했다. 악력은 노년기 근감소증과 신체 기능 저하를 평가할 때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 지표다.
분석 결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적게 먹는 중장년·노년층일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근력 저하 위험이 컸다. 특히 짧은 거리 걷기와 계단 오르기, 팔을 위로 뻗는 동작, 장보기 같은 일상 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사르 박사는 “걷기, 일어서기, 장바구니 들기 같은 간단한 동작에도 근력, 균형 감각, 그리고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장기간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신체는 이러한 기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어 일상생활을 혼자 해내기 어려워질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은 낙상과 입원, 요양시설 의존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 노년 건강 문제로 꼽힌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단백질 보충제를 사용한 단기 실험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 식습관을 장기간 관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단백질 부족이 근육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생리적 기전도 제시했다.
단백질 속 필수 아미노산은 근육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고, 신경과 근육 연결 기능 유지에도 관여한다. 반면 단백질 섭취가 장기간 부족하면 근육 손실과 염증 반응 증가가 나타나고, 결국 근육의 유지·회복 기능이 떨어져 신체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성별 차이도 발견됐다. 남성은 단백질 섭취와 악력 감소의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장거리 걷기와 허리 굽히기, 무릎 꿇기, 팔 뻗기, 장보기 같은 기능 제한이 더 흔했다. 특히 중년 여성에서 영향이 두드러졌다. 단백질 섭취가 가장 적은 50~65세 여성은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단백질 섭취가 충분한 여성보다 2.27배나 높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호르몬과 대사 차이, 생활습관 등이 이런 성별 차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단백질 섭취 관리가 비교적 비용 부담이 적은 노쇠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카이사르 박사는 “평소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하는 식생활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약해지는 근력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단백질 부족이 직접적으로 근력 저하를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운동량이나 기존 질환 같은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관련 연구를 종합하면 적절한 단백질 섭취와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은 근육량과 근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영양 전문가들은 건강한 노인의 경우 체중 1㎏당 하루 1.0~1.2g의 단백질 섭취를 권고한다. 근감소증 위험이 있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1.2~1.5g까지 더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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