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이비인후과
식사 때 통증과 귀 앞-턱밑 부으면 침 배출구 막히는 ‘타석증’ 가능성
무통증-진행 느린 ‘타액선 종양’…양성도 수술로 제거하는 게 안전
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 침 분비량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흡연이나 음주가 잦을 경우 감소 폭은 더 커진다. 침이 줄면 구강은 쉽게 건조해지고 혀 표면이 갈라지며 통증이나 작열감을 느끼기도 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침은 하루 평균 1.5ℓ가 분비된다.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과정을 돕는 윤활유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침 속에 들어 있는 라이소자임과 락토페린, 면역글로불린 (IgA)은 구강 내 세균 증식을 억제해 감염을 막는다. 충치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뮤탄스균을 중화하는 기능도 침이 맡는다. 하지만 침 분비량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30세 이후 매년 약 1%씩 감소해 60세가 되면 30%가량 줄어든다. 흡연이나 음주가 잦을 경우 감소 폭은 더 커진다. 침이 줄면 구강은 쉽게 건조해지고 혀 표면이 갈라지며 통증이나 작열감을 느끼기도 한다. 인후 이물감과 구취가 동반되고 음식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령층에서 침샘(타액선) 질환이 증가하는 배경이다.
식사 때 붓고 아픈 ‘타석증’, 반복되면 신호다
타석증(침돌증)은 침샘이나 침이 배출되는 관 안에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발생 빈도는 약 200명 중 1명꼴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악하선에서 흔하다. 악하선은 침샘 중 하나로 아래턱뼈(하악) 안쪽, 턱밑에 있는 큰 침샘이다. 귀밑에 있는 이하선과 함께 주요 침샘에 속한다. 침이 고이거나 성분이 변하면서 돌처럼 단단한 결석이 만들어지는데 배출관을 막아 침의 흐름을 방해한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식사 때 통증과 함께 귀 앞이나 턱밑이 붓는 것이다. 음식을 먹으면 침 분비가 늘어나지만 배출관이 막혀 있어 통증과 부기가 심해진다. 식사가 끝나면 증상이 가라앉는 경우도 많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통증이 반복되거나 침샘 부위에 발적과 압통이 나타나고 입안 침 배출구에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보이면 염증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다.
진단은 혀 아래쪽(입안 바닥)을 손으로 만져보는 구강저 촉진으로 시작된다. 배출관을 따라 단단한 결석이 만져지기도 한다. 초음파나 X선 검사도 참고가 되지만 결석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 가장 유용하다.
치료는 대부분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구강 안쪽으로 들어가는 경구강 접근으로 시행된다. 내시경이나 수술 현미경을 이용해 침 배출관을 따라 결석을 제거한다. 최근에는 수술 현미경을 이용한 방법이 많이 활용된다. 타석증 환자의 약 60%는 다발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수술 과정에서 침샘을 압박하고 배출관을 확장해 잔류 결석 없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발률은 약 20%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수술 후 남아 있는 잔류 결석이다. 구강 위생이 좋지 않거나 흡연과 음주가 잦은 경우에도 재발 위험이 커진다. 양측성 타석증은 전체의 약 3%로 드물지만 침 배출 기능 자체가 떨어져 재발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지 않아 더 위험한 ‘타액선 종양’, 크기 변하면 의심해야
타액선 종양은 전체의 약 80%가 양성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하선에서 발생한다. 반면 소타액선에서 생기는 종양은 악성 비율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문제는 대부분 통증이 없고 매우 서서히 자란다는 점이다. 귀밑이나 턱밑, 입천장에 혹이 만져져도 아프지 않아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양성 종양이라 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악성으로 바뀔 수 있고 종양이 커질수록 수술 범위가 넓어져 정상 조직 손상이 커진다. 촉진했을 때 종양 표면이 거칠고 불규칙하거나 매우 단단하고 궤양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악성을 의심해야 한다. 많이 진행된 경우 통증이나 급격한 성장,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날 수도 있다.
타액선 종양의 치료 원칙은 수술적 절제다. 수술 시 안면신경은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종양을 충분히 제거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신경에 자극이 가해질 수 있다. 수술 후 약 20%에서 일시적인 안면신경마비가 생길 수 있으나 대부분 수주에서 수개월 내 회복된다. 종양이 클수록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은 커진다.
재발 역시 중요한 문제다. 타액선 종양의 약 65%를 차지하는 혼합종양은 표면에 미세한 돌기들이 사방으로 뻗어 있는 위족이 많아 단순히 종양만 제거하면 5년 이후에 재발률이 45%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첫 수술에서 정상 조직을 포함한 광범위 절제가 재발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혼합종양의 약 5%는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임상적으로는 양성이라 하더라도 악성에 준해 관리한다.
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은 침샘이 반복적으로 붓거나 식사와 연관된 통증이 지속될 경우 통증이 없더라도 크기가 변한다면 조기에 진료받을 것을 권고한다. 금연과 절주, 구강 위생 관리, 수분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습관은 침샘 질환 예방의 기본이다. 침샘 질환은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조기 진단이 예후를 좌우하는 질환이다.
“결석 조기 발견해 제거하면 침샘기능 보존 가능”
최종욱 관악이비인후과 대표원장
―침샘이 부었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때는 언제인가?
“통증이 동반되거나 침샘 부위에 발적과 부기가 있으면서 눌렀을 때 아프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입안 침 배출구에서 농성(고름성) 분비물이 보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반면 식사와 관계없이 부었다가 줄기를 반복하고 종물이 고형이 아니라 낭성인 경우에는 경과 관찰이 가능하다.”
―타석증 환자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은 무엇인가?
“식사 때만 잠깐 아프고 괜찮아진다고 방치하는 경우다. 이는 침 배출관이 막혔다는 신호다. 반복되면 염증이 생기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에 결석을 제거하면 침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타액선 종양은 왜 진단 시기가 늦어지나?
“대부분 통증이 없고 아주 서서히 자라기 때문이다. 귀밑이나 턱밑 종물은 미용상의 문제로만 인식돼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양성이라도 악성으로 전환될 수 있고 커질수록 수술 후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수술 후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환자들의 걱정이 크다.
“수술 후 일시적인 안면신경마비는 일정 비율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2주에서 3개월 이내 회복된다. 중요한 것은 종양을 충분히 제거하면서도 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다. 조기 진단할수록 신경 손상 위험도 줄어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