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경희대 물리학과 연구팀
‘리프시츠 상전이’ 임계점 찾아
국내 연구팀이 차세대 양자소재로 꼽히는 ‘위상반금속’에서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던 전자의 구조 변화를 실험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위상반금속의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전자 구조를 제어해 초고속·저전력 전자소자 등 미래 양자소자 설계 기반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종석 물리·광과학과 교수 팀이 최석호 경희대 응용물리학과 명예교수 팀과 함께 위상반금속에서 일어나는 ‘리프시츠 상전이’ 현상의 임계점을 실험으로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9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머티리얼스 투데이 피직스’에 공개됐다.
위상반금속은 일반적인 금속, 반도체와는 물질 내부의 전자 구조와 움직임이 다른 소재다. 전자가 대칭으로 움직이지 않고 시계 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 등 한쪽으로만 움직이거나 외부 자기장, 온도에 독특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양자 현상을 탐구하는 핵심 실험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리프시츠 상전이는 위상반금속에서 온도나 대칭성은 그대로인데 어떤 임계점에서 전자들 사이의 연결 구조가 갑자기 다른 형태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리프시츠 상전이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으면 물질 내에서 전자의 이동경로와 정보 전달 특성 등을 조절해 원하는 기능의 양자소재를 설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갈륨비소(GaAs) 기판 위에 대표적인 위상반금속인 비스무트(Bi)-안티몬(Sb) 합금 박막을 두께 3∼3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범위로 다양하게 구현했다. 박막의 두께에 따라 위상반금속의 성질이 민감하게 변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실험 결과 비스무트-안티몬 합금 박막의 두께가 10nm보다 얇아지면 전자 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며 리프시츠 상전이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리프시츠 상전이가 일어나는 위상반금속의 두께 임계점을 찾은 것이다.
특히 전자의 집단적인 움직임을 표현하는 물리량인 ‘플라스마 진동수’가 박막 두께에 비례해 감소하다가 10nm에서 최저점에 도달한 뒤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이론으로만 예측된 위상반금속에서 리프시츠 상전이와 플라스마 진동의 연관성을 실험에서 처음으로 입증한 성과다. 리프시츠 상전이 임계점에서는 전기전도도와 전하의 밀도 등도 최솟값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