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편안할 수 있게…믿고 찾는 ‘스마트 병원’ 만들 것” [슬기로운 원장생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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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 원장
안암역∼병원 잇는 에스컬레이터 설치
응급의료센터 전진 배치해 골든타임 사수
수술실-중환자실 증축하고 격리병동 확충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병원 경영의 철학으로 ‘변화’를 강조했다. 한 원장은 “직원들의 변화를 통해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신뢰가 쌓이는 병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병원 경영의 철학으로 ‘변화’를 강조했다. 한 원장은 “직원들의 변화를 통해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신뢰가 쌓이는 병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은 지난해 스마트 병원을 실현하고 미래형 의료기관의 기준을 만들겠다며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오픈했다. 이를 통해 면적을 기존 2배 규모로 늘렸지만 병상수는 그대로 유지하며 환자 1인당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의료 서비스의 질과 환자들의 편의를 위한 조치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한승범 병원장이 있다. 한 병원장은 무릎과 고관절의 치료, 인공관절 치환술 명의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를 만나 ‘슬기로운 원장생활’의 비결을 물었다.

―메디컴플렉스 신관이 들어서며 고려대 안암병원의 모습이 확 바뀌었다.

고려대 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 외부 전경.
고려대 안암병원 메디컴플렉스 신관 외부 전경.
“외관부터 기존 병원과 다르다는 걸 느끼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다. ‘ㄴ’의 좌우를 바꾼 모습의 외관은 ‘비상’을 상징한다. 2028년 고려대 의대 100주년을 앞두고 비상하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신관 1층에 응급의료센터를 전진 배치해 응급환자들이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없게 했다. 3층에선 암 종류에 따라 특화된 진료가 가능하다. 5층에는 옥상정원을 조성해 치료에 지친 환자들이 정서적으로 힐링할 수 있게 했다. 고층부 병동에는 국내에서 가장 앞선 스마트 시스템을 장착한 병실을 마련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 했다.”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메디컴플렉스 신관 완공과 운영을 맡았다.


“메디컴플렉스 신관은 10년 동안 설계하고 6년 동안 지어 완공했다. 전임 원장님들과 경영진, 교직원들의 오랜 노력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운영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느낄 수 있는 동선 등을 조금씩 수정하며 보완하고 있다.”

―6호선 안암역에서 병원까지 연결된 에스컬레이터가 화제다.

“처음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됐을 때 환자분들이 많이 기뻐했다. 불편한 몸으로 지하철역에서 병원 입구까지 올라오는 길이 쉽지 않은데 에스컬레이터를 만들면서 환자 편의가 향상됐고 내원객 수도 늘었다. 에스컬레이터 양쪽으로 정원을 조성해 환자들이 차를 드시며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신관 완공을 통해 진료 역량도 강화됐나.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증축하며 필수 의료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응급의료체계가 한계에 이르면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환자들이 있다. 우리 응급의료센터에선 환자를 중증도와 응급도 기준에 따라 분류해 신속한 치료를 제공한다. 또 중증질환 최종 치료기관으로서 고난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 종류별로 장소를 배치해 환자들이 원스톱으로 진료를 볼 수 있게 했으며 전문의 진료와 검사를 당일에 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통해 환자 편의를 향상했다.”

―신관 완공으로 면적이 크게 늘었다. ‘BIG 5 병원’ 진입을 추진하나.

“현재의 BIG 5는 병상수를 기준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원들이 가장 큰 병원들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병원의 규모가 가장 좋은 병원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료의 질적인 측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초고령화 시대에 수요가 급증할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증축하고 감염격리병동, 음압격리병동 등을 확충하며 의료의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병원 경영의 철학이 뭔가.


“무엇보다 ‘변화’가 중요하다. 내부 직원들이 바뀌면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 달라진다. 일단 저부터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환자분들이 믿고 올 수 있는, 신뢰받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

―올 한 해 병원이 어떻게 달라지나.

“앞으로 3년에 걸쳐 리모델링이 예정돼 있다. 수술실을 개선하고 연구동을 증축할 것이다. 의학은 탁월한 연구를 통해서 현실화할 수 있다. 앞으로 연구는 상급종합병원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안암병원도 연구에 많은 역량을 쏟을 것이다. 또 모든 중환자실은 1인실로 개선한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환자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환자 1인당 공간을 늘리고 음압격리실을 갖춘 중환자실을 만들어 환자 안전을 강화할 것이다.

―내원하는 환자분들께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메디컴플렉스 신관을 개원하며 진료 프로세스가 많이 개선됐다. 대형 병원 진료가 환자들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여정이 될 수 있는데 그 여정을 우리 의료진과 직원들이 함께 정성껏 돕겠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고려대#안암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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