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비-투자 유치 대폭 늘려…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속도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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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 의약] 종근당

종근당이 연구개발비 투자와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대폭 확대하며 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2년 매출액 대비 약 12.2%인 1814억 원을 투자해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와 같은 첨단 바이오 의약품과 ADC 항암제 등으로 신약 개발 범위를 확대하며 세상에 없던 신약과 미충족 수요 의약품을 타깃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5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및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기업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 및 세포·유전자 치료제 공동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9월에는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Gen2C’를 개소하고 기존의 방법들로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타깃의 희귀·난치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의 시나픽스와 항체·약물 접합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항체·약물 접합체 플랫폼 기술 3종 GlycoConnect, HydraSpace, toxSYN의 사용 권리를 확보해 ADC 항암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연구 및 임상 시험과 관련해 산학연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 개발도 진행하겠다는 전략이다.

바이오의약품 개발로 미래 먹거리 확보
종근당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CKD-701)’의 품목 허가를 받아 올해 1월 출시했다. 루센비에스는 라니비주맙을 주성분으로 하는 고순도의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로 종근당의 순수 독자 기술인 항체절편원료 제조 기술로 양산돼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에 사용되는 안과 질환 치료제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인 황반이 노화와 염증으로 기능을 잃거나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전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에 따라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혈관(신생 혈관)에서 누출된 삼출물이나 혈액이 망막과 황반의 구조적 변화와 손상을 일으키는 습성 황반변성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종근당은 2012년 바이오 시밀러 자체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고생산성 균주를 개발하고 라니비주맙 항체 원료 의약품의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천안 공장에서 제조한 상용화 원료 의약품을 기반으로 2018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한 25개 병원에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루센비에스의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임상 3상에서 약물 투여 후 3, 6, 12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각각 15글자 미만의 시력 손실 및 시력 호전을 보인 환자의 비율과 최대 교정시력의 평균 변화, 중심 망막 두께 변화 등의 지표에서 약물 효능 및 기타 약동학, 면역원성, 안전성 모두 오리지널 약물과 임상적 동등성을 확인했다. 제품이 출시되면 향후 약 320억 원 규모의 국내 시장을 비롯해 약 2000억 원 규모의 동남아 및 중동 지역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종근당은 바이오 시밀러에 그치지 않고 바이오 신약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지난 9월 유럽종양학회에서 항암 이중 항체 바이오 신약인 CKD-702의 임상 2상 권장 용량을 결정하고 약동학적 특징, 안전성 및 항종양 효과를 평가한 임상 1상 Part 1 결과를 발표하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CKD-702는 암세포주에서 암의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를 동시에 표적하는 항암 이중 항체다. EGFR과 c-MET에 동시에 결합해 두 수용체의 분해를 유도하고 신호를 차단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또한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살상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을 일으키는 작용 기전으로 표적 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하는 혁신 신약
종근당은 지난해 5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 말초신경학회에서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신약 CKD-510의 유럽 임상 1상 및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KD-510은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를 저해하는 비하이드록삼산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신약 후보 물질이다.

발표에 따르면 CKD-510은 건강한 성인 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약물의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이 입증됐다. 약물이 체내에서 일정 기간 어느 정도로 흡수되고 배출되는지를 알 수 있는 체내 동태 프로파일과 용량의 증량에 따른 HDAC6 활성 저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돼 1일 1회 경구 복용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보하고 유럽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CKD-510은 Late-breaking poster로 채택돼 말초신경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Late-breaking poster는 학회 자료 제출 마감 이후라도 새로운 결과나 해당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결과물일 경우 추가적인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손과 발의 근육 위축과 모양 변형, 운동 기능과 감각 기능의 상실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질환으로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허가된 치료 약물이 없다. CKD-510은 2020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로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에서 Basic and Translational Late-breaking Science 구두 발표 과제로 채택돼 심방세동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CKD-510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CKD-510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일어나는 미세 소관 붕괴 억제를 통해 칼슘이온(Ca2+)의 이동을 정상화해 심방세동 부담을 감소시키고 좌심실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CKD-510은 비이온 채널 차단제로서 심장의 리듬 조절과 심박수 조절 치료뿐만 아니라 질환의 근본 원인도 개선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장질환에서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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