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無’ 유혹 제로탄산, 많이 마셔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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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16일 0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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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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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제로탄산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확찐자’(코로나 확산 이후 몸무게가 늘어난 사람)가 늘어나면서 살을 빼려는 이들에게 칼로리가 0에 가까운 제로탄산은 ‘다이어트 음료’로도 불린다.

다만 제로탄산 음료에는 설탕 대신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 아세설팜 등의 인공감미료가 첨가돼 있다. 이는 설탕보다 수백 배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 낮다. 미국 건강 전문 웹미디어인 ‘헬스라인’(Healthline)에 따르면 인공감미료가 체중 감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연구에 따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거나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상충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 암 발생 높이는 위험에 치아 부식까지
체중 감량에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공감미료를 다량 섭취하면 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 등은 성인 10만2865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식습관을 7년간 추적 조사했다. 이 가운데 36.9%가 인공감미료를 섭취했다. 그 결과, 인공 감미료를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13%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공 감미료는 몸 속에서 염증을 유발하고 DNA를 손상시켜 세포 사멸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세포 사멸이 억제되면 암세포 역시 사라지지 않아 암 발생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치아에도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정보 제공 웹사이트 ‘약사 변절자’에 공개한 그래픽에 따르면 제로탄산 음료에 든 인산이 치아의 겉면을 감싸고 있는 에나멜(법랑질) 표층을 부식시킨다. 메릴랜드대학 폰 프라운호퍼 교수는 “설탕도 문제를 일으키지만 산(酸)만큼 해롭지는 않다”며 “산 성분은 치아 에나멜에서 칼슘이 빠져나오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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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 환자가 먹어도 괜찮을까 질문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제로탄산은 당뇨와 상관없다는데 사실이냐’는 물음에 “아니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평가원 설명에 따르면 인공감미료를 사용했을 때 혈당개선이나 체중감량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또 “인공감미료를 이용한 음료 섭취와 당뇨병 발생과의 관련성을 보고하고 있다”며 “음료를 즐겨 마시던 습관이 있다면 물로 대신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다만 “당 섭취를 줄이는 과정이 어렵다면 제로탄산 음료를 적당히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제로탄산 음료라도 줄이거나 끊을 것을 권고한다. 미국의 영양학자 리사 드레이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루 한 잔으로 줄어들 때까지 줄여라”면서 “이후 이틀에 한 번 꼴로 마시거나 탄산수, 과일, 2주간 무설탕 도전 등에 도전하라”고 했다. 헬스라인은 “차(茶)를 마시거나 물, 블랙커피 등의 음료를 선택하는 게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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