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 화면 흐릿해지면 목소리 3배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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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연구팀, 실험 결과 발표
상대방 안보여도 손짓-발짓 동원

영상통화나 화상회의를 하다 보면 상대가 잘 못 알아듣는 것 같아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네덜란드 라드바우트대 돈더르스뇌인지행동연구소 연구팀은 사람들이 시끄러운 곳이나 복잡한 환경에서 대화할 때 의사를 잘 전달하기 위해 동작을 크게 하거나 큰 소리를 내는 것처럼 영상통화에서도 같은 행동을 보인다고 13일 국제학술지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참가자 20쌍에게 40분 동안 영상통화로 일상 대화를 나누게 했다. 대화 중간에 영상 품질을 일부러 떨어뜨려 화면을 흐릿하게 만든 뒤 참가자들의 반응을 살폈다.

참가자들은 영상 품질이 떨어지자 팔과 몸을 더 많이 움직였다. 영상을 통해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자 과장된 동작으로 의미를 전달하려고 애를 쓴 것이다. 목소리의 크기도 3배까지 커졌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영상 품질이 계속해서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자 다시 평소와 같은 수준의 몸동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목소리 크기는 그대로 유지했다. 의사소통에서 과장된 몸짓은 별로 쓸모없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제임스 트루히요 연구원은 “사람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상대에게 보이지 않는데도 평소처럼 손짓 발짓을 하고 몸짓이 잘 보이지 않을 때 목소리의 강도를 높인다”며 “의사소통을 단지 언어적 측면이 아니라 시각과 청각을 연결한 통합적인 체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영상통화#네덜란드#화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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