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제고 위해 정부 지원 절실

DNA나 mRNA 같은 핵산은 세포 안에서 단백질의 합성 과정을 통해 유전자를 발현시킨다. 하지만 핵산만 몸에 주사할 경우 혈류에서 이물질로 인식한 분해효소의 공격을 받아 없어지거나 설령 세포까지 도달하더라도 몸집이 커서 세포 내부로 침투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이에 제약회사들은 약물 성분을 세포 안으로 안전하게 배달할 방안으로 나노 크기의 전달체를 개발해왔다. 머리카락 수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구조에 항암제를 넣으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암 치료제가 되고 치매 치료제를 넣으면 뇌에 비정상적으로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같은 치매 유발 단백질을 없앨 수 있다.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은 “나노 전달체는 미세한 혈관 구멍을 지나 약물을 전달하고 제조 공정상 세균이 쉽게 걸러지도록 50∼2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로 만든다”며 “약물을 잘 보호하고 생체에 잘 맞고 몸속에서 잘 분해되는 성분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합성 고분자 나노 전달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작은 단위체를 반복적으로 결합해 만든 것이다. 강태규 서울대 IBS 나노입자 연구단 박사후연구원은 “합성 고분자 나노 전달체는 구조와 크기, 이온화 특성, 자극 반응성 약물 방출 등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RNA 백신용으로는 음전하를 띠는 mRNA가 잘 붙도록 양전하를 띠는 고분자인 폴리아르기닌과 폴리라이신으로 많이 연구된다. 하지만 이 재료들은 핵산을 감쌀 만큼 입자가 커지면 세포 독성이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오 학장은 “추후 유전자 편집이 가능한 유전자 치료제도 나노 전달체에 싣게 될 것”이라며 “이들을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원하는 곳까지 정확하게 전달할 정교한 핵심 소재와 제조 기법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나노 전달체 신소재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