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양공대 한인연구진, 그래핀레이저 가능성 제시

김도형기자 입력 2021-08-29 14:18수정 2021-08-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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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난양공대의 한국인 연구진이 원자 하나 두께의 얇은 물질인 그래핀(Graphene)에서 지구보다 200만 배 강한 자기장효과를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연구로는 구현이 힘들었던 강력한 자기장효과를 그래핀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그래핀 레이저를 제작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그동안 ‘꿈의 신소재’로 불려왔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한계를 보여 왔던 그래핀을 광집적회로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새롭게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난양공대 전기전자공학과 남동욱 교수 연구팀은 24일 “그래핀을 수백 나노 크기의 구조체에 올려놓음으로써 약 100테슬라(1테슬라는 지구 자기장의 2만 배) 크기의 자기장효과를 구현했다”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이는 현재 연구용 초전도 자석(약 10 테슬라)에 비해 10배 높고 특히 그래핀 레이저를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의 자기장 크기다. 이번 연구에는 남 교수의 지도 하에 강동호 박사 후 연구원(제1저자)을 비롯해 김영민, 정용덕 연구원 등 다수의 한국인 과학자가 참여했다.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체를 일정한 간격으로 제작한 후 그래핀을 그 위에 올린 모습의 구현한 이미지. 그래핀과 구조체의 계면에서 약 100 테슬라에 해당하는 자기장이 구현된다.
그래핀은 이론적으로 강철보다 100배 강하고 열·전기 전도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하지만 일반적인 실리콘 반도체 등과는 다르게 띠틈(Band gap)이 없다는 큰 단점 때문에 전자 및 광전소자 구현에 활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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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그래핀에 매우 강력한 자기장을 걸었을 때 그래핀이 띠틈과 같은 역할을 하는 특이한 에너지 준위(란다우 준위)를 가지는 것에 주목했다. 강력한 자기장을 활용하면 기존 실리콘 반도체와 같은 띠틈을 생성할 수 있다. 하지만 최소 100테슬라에서 수백 테슬라 크기의 매우 큰 세기의 자기장이 필요한데 현재 연구용 초전도 자석(약 10 테슬라)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그래핀에 매우 강한 응력을 가했을 때 기존의 연구용 초전도 자석보다 수 배 이상 강한 세기의 자기장효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체를 일정한 간격으로 제작한 후 그래핀을 그 위에 올려놓았을 때 그래핀과 구조체의 계면에서 약 100테슬라에 해당하는 자기장효과를 관측하는 것에 성공했다. 세상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그래핀 레이저를 제작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특히, 연구진은 그래핀을 올려놓는 구조체의 크기를 변화시킴으로써 자기장의 세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빛을 이용한 광(光) 집적회로(프로세서)와 이를 기반으로 한 광컴퓨터 개발을 비롯해 기존의 레이저를 이용하는 첨단 기술이 이번 발견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집적회로의 신호 수단인 빛을 생성하는 핵심 소자인 레이저는 물리적 한계로 인해 소형화가 어려웠는데 이번 발견으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그래핀 레이저를 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스마트폰의 모션인식 센서와 안면인식 기술 등 기존에 레이저를 이용하는 분야에서도 그래핀 레이저를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 개발이 기대된다.

논문의 제1저자인 강동호 박사 후 연구원은 “초전도 자석과 같은 외부 장치 없이도 기존 초전도 자석보다 10배 이상 강한 세기의 자기장효과를 그래핀에서 구현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광컴퓨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그래핀 레이저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도형기자 dod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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