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학교에 오면 커피를 마시면서 책상에서 연필을 깎는다. 강의시간 이외에는 하루 종일 실험실에서 컴퓨터로 작동되는 실험 장치와 씨름을 한다. 실험이 끝나면 컴퓨터에 수많은 데이터가 쌓인다. 이 데이터를 다시 컴퓨터를 이용해 수학적으로 분석한다. 연필, 종이, 커피 이외에 전부 디지털 세상이다. 언젠가 나 역시 전자노트를 사용해야만 할 것이다. 세상의 흐름이다. 그 전까지는 연필과 종이, 커피의 시간을 조용히 즐기고 싶다.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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