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일반 마스크, 미세먼지 전혀 못걸러…미세먼지 원인? ‘중국발 스모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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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6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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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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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2~3개 끼면 좀 낫고, 1개 정도 낄 경우 가래를 뱉으면 시커매요.”

‘미세먼지 약자’라고 불리는 가로미화원 조우현 씨는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2~3개 끼고 (근무하는데) 눈이 아프다. 눈이 많이 따끔따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시에서 거리 청소를 하는 조 씨는 가로미화원에게 지급되는 마스크가 미세먼지 등을 못 걸러내는 일반 마스크라며, “우리가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약국에서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사서 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환경미화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규정은 지자체별로 다르다.

조 씨는 이어 “차들이 내뿜는 매연도 마시고 미세먼지도 마셔서 집에 가면 퍼진다. 몸이 몽둥이로 맞은 것처럼 뻐근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이와 관련, 같은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전혀 거르지 못한다. 아무 소용없다”며 “미세먼지를 막는 건 의약외품이라는 표시가 붙어 있는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KF80, KF94, KF99라고 써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F(Korea Filter)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등급이다.

반 센터장은 “KF80은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준다는 것이고, 94면 94% 이상은 걸러준다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인정한 정품을 착용하면 거의 90% 이상은 차단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 센터장은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진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발 스모그’를 꼽았다. 중국발 스모그가 따뜻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

이어 두 번째로 “우리나라 대기가 지금 굉장히 안정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 자체에서 만들어진 미세먼지가 확산되지 못하고 대기 중에 정체되거나 축적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주 상황만 봤을 경우 수요일(28일)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높겠다며, 29~30일엔 약한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조금 나아지겠지만 주말에 또 다시 나빠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특히 올 봄은 미세먼지 농도가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 센터장은 “4~5월 이때가 연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계절이다.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대기가 안정돼 있고 안개도 자주 끼고 바람도 약하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확산되지 못하고 정체하는 경우가 많다. 올봄에 기온도 좀 높고 이동성 고기압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비도 그렇게 많이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발 황사까지 겹쳐질 전망이다. 반 센터장은 “황사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다. 미세먼지도 10마이크로미터 이하니까 입자는 같은데 발원지가 틀리고 형질은 다르다”며 “그러나 어쨌든 그것도 미세먼지에 들어가기 때문에 황사가 들어오는 경우는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7일부터 초미세먼지(PM-2,5)의 환경기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강화돼 앞으로 국내에서 미세먼지 예보에서 ‘나쁨’ 일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 센터장은 “따라서 올봄에는 평년보다 나쁨 지수가 상당히 많이 증가할 것”이라며 “또 여러 가지 기압 배치의 흐름상으로 볼 때 올봄에는 조금 맑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도 많지 않겠다”고 예상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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