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궁금해요]마르고 小食하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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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 야채를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데다 마른 여성입니다. 나이도 30대로 많지 않은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dL당 280mg이 나왔어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마르고 소식(小食)하는 사람들 가운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름진 것을 좋아하는 제 나이쯤의 중년 남성이라면 dL당 230∼240mg 정도의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기름진 것을 먹지도 않고 마른 데다 젊은 여성인데 dL당 280mg이 나왔다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aemia)이 의심됩니다. 몸에서 유용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흡수하는 기관이 간(肝)인데, 이 간에 있는 콜레스테롤 수용체에 태생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콜레스테롤 농도를 정상적으로 조절할 수 없어 후천적 습관과 관계없이 고(高)지방혈이 나타납니다. 그것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입니다.

200∼500명 가운데 한 명꼴로 나타나는데 쉽게 말해 유전병인 것입니다. 우성유전하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이 이 환자면 자녀에게 발현할 확률이 50%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10만 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선천적으로 혈관 내 콜레스테롤이 쌓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도 심혈관계 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 10년 전쯤인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병원을 찾은 한 열세 살 중학생이 막힌 혈관 탓에 갑자기 사망한 일도 있었습니다. 소년의 양가 가족들도 모두 심혈관계 질환으로 급사한 가족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혹시 발목 아킬레스 힘줄이 손가락 두 개를 붙여놓은 굵기로 부풀어 오르거나 눈 주변에 작은 지방결절이 생기고(황색종·黃色腫) 안과 검사상 각막에 콜레스테롤 침착으로 인한 백색 각막륜이 나타나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혈액검사 시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dL당 성인 190mg, 아이 160mg을 넘어가면 추가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습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의 경우 고지방혈에 일반적으로 쓰는 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을 통해 맞춤약을 복용하고 체중 조절, 규칙적인 운동과 같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콜레스테롤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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