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기고]어깨 탈구, 관절내시경으로 20분이면 해결

  • 동아일보

직장인 남모 씨(43)는 몇 달 전 축구를 하다 넘어져 어깨가 빠졌다. 당시엔 동료가 어깨를 잘 끼워 맞춰 별일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한 번 빠졌던 어깨는 이후에도 여러 번 자리를 이탈했다. 병원 진단 결과 관절염 및 골결손이었다. 손상된 어깨 조직이 제대로 아물지 못하고 관절염으로 악화됐던 것이다. 남 씨는 결국 수술을 받아야 했다.

어깨가 빠졌는데 병원에 가지 않고 본인이나 주변 사람이 끼워 맞추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후에도 어깨 탈구가 지속될 경우 남 씨처럼 염증으로 번질 수 있다.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어깨는 인체 관절 중 가장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다. 단단하게 고정돼 있지 않아 그만큼 안정성도 떨어진다. 다른 관절에 비해 유독 어깨 탈구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어깨 탈구는 어깨와 팔꿈치를 잇는 상완골이 어깨 관절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어깨가 빠지면 통증이 매우 심하다. 탈구 시 신경이나 혈관이 함께 손상되면 어깨 아래쪽 팔 부위 감각에 이상이 오거나 색깔이 변하고 붓는 등 혈관성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어깨가 빠졌을 때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습관적 어깨 탈구가 될 수 있다. 물건을 들다가, 버스 손잡이를 잡고 있다가 심지어 잠을 자다가도 어깨가 빠지는 등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그때마다 다급한 마음에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빠진 어깨를 끼우다 보면 습관적 탈구로 굳어진다. 파열된 어깨 조직들이 원 상태로 회복되지 못하고 파열된 채로 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 탈구는 재발할수록 통증이 줄어든다. 이를 두고 치료가 잘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실은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것이다. 어깨를 잘못 끼워 맞추면 주위의 인대나 힘줄 등을 계속 자극한다. 염증이 생기거나 어깨 주변 근육이 손상돼 회전근개파열과 같은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 회전근개파열이나 관절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습관성 어깨 탈구를 예방하기 위해선 어깨가 빠졌을 때 병원부터 찾아야 한다. 전문의에게 정확한 어깨 정복(원래 상태로 가는 것)을 받아야 한다. 두 번 이상 탈구가 발생했다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손상 정도를 파악한 뒤 치료받아야 한다.

습관성 탈구로 어깨가 많이 손상됐거나 처음 탈구 됐을 때에도 회전근개파열이나 골결손이 있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엔 처음 탈구 때 수술을 통해 어깨 관절을 원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 치료 효과가 훨씬 좋다는 보고도 있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으로 진행된다. 관절 주변에 5mm 내외의 작은 구멍을 뚫어 초소형 카메라가 부착된 내시경을 삽입해 치료한다. 카메라를 통해 관절 내부를 직접 보며 손상된 조직을 복원한다. 수술 시간은 20분 내외로 신속하게 끝나고 수술 뒤에도 통증이 작다. 입원 기간도 하루 정도로 일상에 빨리 복귀할 수 있으며 절개 부위가 작아 흉터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금정섭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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