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클리닉]손상 부위만 인공관절로 교체… 부분치환술로 무릎건강 되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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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본병원

안형권 바른본병원 원장(왼쪽)이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남성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관절수술은 자신의 무릎 상태에 가장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른본병원 제공
안형권 바른본병원 원장(왼쪽)이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남성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관절수술은 자신의 무릎 상태에 가장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른본병원 제공
3년 전부터 무릎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강현태(가명·61)씨. 은퇴한 뒤 고등학교 동창회와 등산 동아리에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최근 통증이 더 심해져 모임에도 잘 나가지 못할 정도다. 그래서 요즘 틈만 나면 용하다는 병원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그러던 강 씨는 얼마 전 지인들에게 추천받은 병원 두 군데를 찾아 무릎 정밀검사를 받았다. 문제는 두 병원은 강 씨에게 각기 다른 수술법을 권했다는 점이다. 처음 찾아간 병원에서는 그에게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두 번째 병원에서는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권했다. 과연 강 씨에게 적절한 수술방법은 무엇일까?

관절 완전히 망가지면 전치환술

관절염 증세가 심하지 않은 환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만약 이런 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없고 연골이 닳아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O자형 다리로 변형까지 진행된 말기 퇴행성관절염,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관절 전치환술은 무릎관절 전체를 인공관절으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나이가 들면서 관절의 연골 부위가 닳아 없어진 퇴행성관절염이나 류머티스 관절염, 외상으로 관절 연골이 더 이상 정상적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권유한다.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특수 제작한 인공관절을 대신 끼워 넣어 관절의 기능을 정상화시킨다.

안형권 바른본병원 원장은 “인공관절 전치환술은 관절통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거나 정상 보행이 힘든 때 시행한다”며 “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되었을 때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하려면 무릎 관절의 대부분을 제거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관절염 환자에게 무조건 전치환술을 실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공관절에도 수명이 있기 때문이다. 시판되는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은 보통 20∼25년이다. 즉 인공관절의 연한이 지나면 교체를 위해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

안 원장은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전치환술을 받은 60대가 인공관절을 다시 갈아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재수술에는 위험요소가 따르는 만큼 전치환술은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분 관절염에는 부분치환술


두 번째 찾은 병원에서 강 씨에게 권해줬다는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은 무엇일까? 이 수술은 손상된 인대, 힘줄, 연골, 뼈를 모두 제거하는 전치환술과는 달리 무릎 관절에서 손상된 부분만 골라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수술이다. 즉 환자 본인의 인대, 힘줄, 뼈가 온전하다면 그대로 남겨 보존할 수 있다. 무릎의 안쪽과 바깥쪽 중 한 군데만 관절염이 생겼다면 특히 권유되는 수술법이다.

부분치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생활로 복귀가 빠르다는 점이다. 전치환술을 받은 환자가 일상생활에 복귀하기까지는 적어도 8주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부분치환술을 받은 환자는 회복기간이 절반가량으로 짧다. 또 절개부위도 약 5cm 정도로 수술 뒤 통증이 적다. 관절 운동이 훨씬 자연스럽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안 원장은 “수술 후유증이 적어 50대 중년층부터 70대 이상 고령환자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다. 환자의 병세가 깊지 않다면 부분치환술을 받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강 씨 같은 사례라면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받는 게 유리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다리 모양이 아직 눈에 띄게 변형되지 않았고 무릎 안쪽과 바깥쪽 모두 손상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비교적 젊은 강 씨의 나이도 고려 항목이었다고 안 원장은 설명했다.

하지만 부분치환술이 무릎통증의 만병통치약이라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치환술이 반드시 필요한데도 수술을 미룬다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관절염 치료에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 돼야 한다”며 “어떤 증상이라도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술만큼 중요한 재활치료와 운동

인공관절 수술은 단순하게 손상된 무릎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많은 관절염 환자들이 수술 뒤 곧바로 예전처럼 일상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레 생각한다.

하지만 관절염은 단 한 번의 수술로 치료가 끝나지 않는 질환이다. 수술 뒤 지속적인 재활치료와 운동이 필요하다. 특히 나이가 많은 환자들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력이 약화되거나 퇴화되는 속도가 수술 전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무릎의 운동범위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술 당일이나 다음 날부터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상당수 환자들이 수술 뒤 남은 통증을 핑계로 재활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걱정된다면 무통주사나 대퇴신경차단술을 이용하면 즉시 재활치료를 받고 회복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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