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싼값에 혹했다가 청력 잃기 십상… 증상에 맞는 보청기 처방받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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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왼쪽)이 모니터를 보며 환자의 청력검사를 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김성근 원장(왼쪽)이 모니터를 보며 환자의 청력검사를 하고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개인사업을 하는 박모 씨(58)는 난청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껴 2년 전 30여만 원대의 저가형 보청기를 구입했다. 보청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 보니 가격이 싸다는 점에 솔깃해 내린 결정이었다.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난청클리닉 원장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난청클리닉 원장
보청기를 착용했지만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고 몇 차례 조절해 보기도 했으나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 박 씨는 판매회사 측이 그냥 끼고 생활하라고 일방적으로 권유하는 데다 사후 관리도 잘 되지 않을 것 같아 사용을 포기했다. 하지만 난청이 점점 심해져 다른 보청기 전문점을 찾아다니다 우리 병원을 방문해 청력에 맞는 보청기를 처방받았다.

한 번 손상된 청력은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난청 초기에 보청기를 통한 청력관리가 필요하다. 보청기를 올바로 처방받으려면 이비인후과 검진과 다양한 청력검사를 통해 난청 정도와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특히 보청기 울림소리와 큰소리에 대한 민감도, 소음에 대한 장애 정도, 말소리에 대한 인지력, 소리에 대한 방향감각을 반드시 측정해야 한다.

보청기를 착용한 상당수 사람들이 울림현상이나 큰소리, 주변 소음으로 불편함을 겪어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사전 검사를 통한 정확한 처방을 받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착용한 뒤에도 보청기를 섬세하게 조절하는 것은 물론 청력이 좋아졌는지를 주관적으로 확인하고 다양한 청력검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보청기 효과를 꾸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 청력변화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전문 청각사의 협진이 필수적이다.

박 씨처럼 이러한 기본상식 없이 보청기를 단순히 난청에 도움이 되는 기구로 보고 가격만을 판단기준으로 구입하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나아가 ‘보청기를 끼어도 소용이 없다’는 첫 경험 탓에 중요한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가격은 구매할 때는 매력적인 판단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수년간 사용하는 과정에서 보청기의 효용성을 보장해 줄 수는 없다. 전문적인 검진과 검사 없이 판매를 목적으로 제공된, 효과가 떨어지는 보청기를 아무리 조절한다고 해봐야 나아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불편함만 누그러뜨리려고 하다가 결국 보청기를 내던지는 결과를 낳고 만다.

보청기는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를 만들기 위해 정교하고 복잡한 기술들이 적용된 소형의 첨단기기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각자의 민감도를 반영해 잘 들리게 하도록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능들을 내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들을 충분히 활용해 소리가 잘 들리도록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최근 시중에는 다양한 저가 보청기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런 보청기들의 상당수는 구입한 뒤 사후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해 중간에 사용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특히 노인성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을 겪는 이들에게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보청기를 올바로 착용하려면 전문적인 검진과 검사를 통해 자신이 겪는 난청의 특성에 맞출 수 있는 기종을 처방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 적절한 사후관리가 보장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신중함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난청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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