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사용후핵연료]⑤폐기물시설 확보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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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동의 필수… 진행과정 투명하게 알려야

2010년 미국은 네바다 주 유카마운틴 지역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을 세우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20년간 추진한 계획을 접은 결정적 이유는 주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원자력의 미래를 위한 ‘블루리본위원회’는 올 초 핵폐기물 관리시설 용지 선정에 ‘동의를 토대로 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권고했다.

반면 스웨덴과 핀란드는 핵폐기물 관리시설 용지를 선정했다. 스웨덴의 핵폐기물 관리회사 SKB는 몇 차례에 걸쳐 계획을 수정하고 논의했다. 1977∼85년에는 용지 여러 곳을 조사하다 주민 반대로 중단했고 1992년 초에는 290여 개의 지자체에 자발적 신청을 요청해 두 곳의 예비조사 동의를 얻었지만 주민투표 결과 무산됐다. 이후 SKB는 추가 조사를 거쳐 3개 지자체를 선별하고 세부 조사를 제안했다. 승인한 두 지역을 조사해 2009년 포스마크 지역을 후보 용지로 선정했다. 2011년 3월 SKB는 스웨덴 정부에 포스마크에 핵폐기물 관리시설 건설 허가를 신청했다.

핀란드는 1983년 핵폐기물 관리시설 용지 선정 일정과 절차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1983∼85년 전국 대상의 용지 조사, 1986∼92년 예비현장조사, 1993∼2000년 네 지역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와 환경영향 평가를 실시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회사인 포시바사는 면적이 더 넓고 사용후핵연료의 상당 부분을 갖고 있는 올킬루오토 지역을 선정해 1999년 정부에 신청했다. 이 내용은 해당 지자체와 규제기관에 전달됐고 시의회의 찬성도 얻어냈다. 추가 논의를 거친 핀란드 의회는 2001년 정부 결정을 비준했고 2020년 운영 시작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핵폐기물 관리시설 용지 선정에서는 국민의 안전과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은 동의를 얻는 것인데, 과정이 투명해야 하며 주요 결정은 필요에 따라 수정하면서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와 기술, 사회·정치적 변화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엄격하고 객관적이며 일관성 있게 적용할 안전 및 환경보호 기준을 마련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조성경 명지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사용후핵연료#처리부지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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