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서울이야, 시베리아 벌판이야? 윈도8 지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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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2일 1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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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 커뮤니티 등지에서 윈도8에 내장된 지도가 논란이다. 워낙 데이터가 부실해 지도로써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 게다가 윈도스토어에는 이를 대체할 지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마저 전무해 문제가 한층 심각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윈도8 지도 앱에 노키아의 지도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지도 데이터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해결하고 노키아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이 노키아의 지도 데이터가 국내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윈도8이 설치된 태블릿PC를 입수해 서울을 살펴봤다. 일단 40년 전 사라진 '잠실섬'이 눈에 띈다. 지금은 매립을 통해 육지가 됐지만 1968년 이전까지 잠실은 섬이었다. 그 섬이 지금 부활했다. '난지도'도 눈에 띈다. 난지도 역시 잠실처럼 섬이었다. 윈도8 지도 앱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좀 더 확대했다. 대한민국 IT의 메카 테헤란로는 흔적도 없다. 31개에 이르는 한강의 다리는 8개밖에 보이지 않는다. 97년 개통한 김포대교는 있으면서, 그 전에 개통한 다리는 없다. 더 확대해도 딱히 다른 것은 없다. 인구 1,000만의 도시 서울이 아니라 아무도 살지 않는 허허벌판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서울을 떠나 인천을 살펴봤다. 그래도 인천국제공항은 표시돼 있다. 하지만 영종도와 영종대교는 온데간데 없다. 이 지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배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본 외국인이 어떤 생각을 할지 문뜩 궁금하다. 여기에 비하면 서해가 태평양으로 표기된 것은 차라리 애교다.


살펴본 결과 윈도8 지도 앱은 실사용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게다가 윈도스토어에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이 제작한 국내용 지도 앱마저 없다. 지도 앱이 필요한 윈도8 사용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물론 웹 브라우저를 열고 포털에서 검색하면 포털이 제공하는 지도를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 사용할 수 없는데다가, 지도 앱으로 보는 것만큼 편리하지도 않다.
(MS 본사가 있는) 미국이 아니니까 맵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실한 것이라고 이해해 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윈도8지도 앱으로 옆 나라 일본의 수도 도쿄를 살펴보니 데이터가 제법 충실하다. 서울이 도쿄보다 그리 뒤떨어지는 도시도 아닐진 데… 씁쓸한 기분이 든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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