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척추질환 A to Z]<4-끝>척추 측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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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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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 척추측만증 치료 전 정확한 진단
성인 측만도 20도 이내, 개선체조·카이로프랙틱 병행
측만도 30도 내외 환자, 하루 15시간 보조기 착용해야

척추질환은 대개 척추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변형되면서 생기지만 척추 자체의 문제로 생기기도 한다. 척추가 취는 척추측만증, 척추인대가 굳는 후종인대골화증이 대표적인 예다.

신체를 세워주는 척추는 등 뒤에서 볼 때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져야 정상이다. 척추측만증은 이 척추가 S자 형태를 띠며 좌우로 휘어지고 앞뒤로 굽어지는 질환이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척추측만증보다 발병률은 낮지만 척추 뼈를 지탱하는 인대가 굳어지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 여자 형제 사이서 발병 높아

척추측만증은 대개 원인을 알 수 없다. 상당수 환자의 경우 X선 영상에서만 척추가 휘어진 모습이 확인된다. 건강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별다른 치료는 필요 없다.

성별 차이를 보면 여성에게 발병하면 치료기간이 더 길어진다. 자매 중 1명이 측만증 진단을 받으면 다른 자매가 같은 진단을 받을 확률이 30%지만 남성의 경우는 10% 정도다. 이런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유전적 원인으로 추정될 뿐이다.

서울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측만증과 연관이 있는 일부 유전자를 검증하고 조만간 연구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척추측만증과 유전자 요인에 대한 연관성이 상당 부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 자세가 잘못됐다고 척추측만증이 생기진 않아

척추측만증 치료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전문가에 의한 정확한 진단이다. 일부 의사와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 치료사는 평소 잘못된 자세로 척추측만증이 생긴다고 주장하나 현재까지 공인된 연구 결과는 없다.

평소 자세가 바르지 않고 한쪽 어깨에만 무거운 가방을 메거나 좁은 책걸상에 오래 머물면 일시적으로 생길 수는 있다. 이런 경우는 치료가 아니라 나쁜 자세를 고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면 좋아진다.

척추측만증 치료는 척추가 휘어진 정도(측만도)가 초등학생은 10도 이상, 중학생은 20도 이상, 고등학생은 30도 이상일 때 고려한다. 성장이 끝난 성인이 20도 내외의 측만도를 보인다면 별도의 치료가 필요 없다.

성인이 20도 이내의 측만도라면 6개월 간격으로 관찰하면서 필요에 따라 개선체조와 운동요법 및 카이로프랙틱을 병행한다. 이때 체조나 카이로프랙틱만으로 척추를 교정시키는 데는 논란이 많다. 반드시 척추 전문가의 진단 아래 보조 요법으로 사용해야 한다.

측만도가 30도 내외인 환자는 척추가 더이상 휘어지지 않도록 보조기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 하루에 최소 15시간 착용해야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할 것을 권한다.

전체 척추측만증 환자의 1%는 수술을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는 30cm 이상의 흉터가 남아 여학생이 부담을 느꼈다. 최근에는 내시경 수술로 흉터를 최소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척추 뼈에 따라 길이 조절이 가능한 수술기구인 ‘척추 성장형 로드’가 사용되는 고가다. 강남세브란스 척추정형외과 김학선 교수팀이 2010년 국산으로 독자적인 척추성장형 로드를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외국 제품의 4분의 1 가격이다.

어릴 때부터 심한 척추측만증이 생기는 루게릭병, 근육병 같은 신경근육계 난치성 질환자는 휘어진 척추가 폐를 압박하여 호흡에 지장을 준다. 이 경우 척추교정술과 함께 호흡재활 치료를 병행해서 저하된 호흡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은 신경근육계 환자를 위한 척추 교정수술과 호흡재활치료를 동시에 시행한다.

○ 디스크로 오인하기 쉬운 후종인대골화증

후종인대골화증은 척추의 뒷부분에서 위아래로 이어주는 인대인 ‘후종인대’가 딱딱해지고 두꺼워지고 굵어지는 질환이다. 주변 척수 신경을 압박하면 통증이 강해진다.

팔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는 한편, 마비 증상 또는 대소변 장애까지 부른다. 대부분 목 아래 부위에 많이 생겨 목 디스크로 잘못 진단이 나오기도 한다.

이 질환은 한국 중국 일본처럼 동아시아인에게 많이 생기는 반면 서양인에게서는 매우 드물다. 이 때문에 국내 환자의 유전자 분석 연구를 통해 발병 원인을 규명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강남세브란스 척추신경외과 조용은 교수팀은 국내 환자와 가족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병이 없는 가족도 환자와 같은 유전자 변형을 갖고 있음을 밝혀내 국제학회에 발표했다.

유전자 변형에 의한 발병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자 조 교수팀은 조만간 대국민 환자 등록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후종인대골화증환우회(KOPA)는 이번 연구에 힘을 보태기 위해 후원금을 기부할 예정이다.

▼ 척추측만증의 오해와 진실 ▼

1)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척추측만증이 생긴다.( × )

자세가 잘못되어 척추측만증이 생기지는 않는다. 척추측만증이 있기 때문에 자세가 바르지 못한 것뿐이다.

2) 무거운 가방을 한쪽으로 메면 척추측만증이 생긴다.( × )

한쪽 어깨에만 장기간 무거운 짐을 들면 통증만 생기는 기능성 측만증은 발생하지만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구조적 측만증은 발병하지 않는다.

3) 청소년기에 칼슘이 부족하면 측만증이 생긴다.( × )

노년층에서 칼슘 부족에 의한 골다공증 발병으로 척추 뼈가 주저앉고 구부러지는 ‘척추후만증’이 생길 수 있지만 청소년에서 칼슘 부족에 의한 척추측만증은 발생하지 않는다.

4) 척추측만증은 가족력이 있다.( △ )

유전적 원인일 수 있다는 여러 연구가 있지만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가족 중 한 명이라도 측만증이 있다면 다른 가족에게 발병할 가능성이 50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는 있다.

5) 척추측만증이 있으면 격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 )

운동과 체조는 척추 주위 근육의 힘과 유연성을 길러주므로 적극 권장된다. 20도 미만의 척추측만증은 군복무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

6) 척추측만증은 갈수록 더 악화된다.( × )

척추 뼈 자체가 휘어진 구조적 측만증이라도 성장이 멈춘 이후에는 더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다만 60도 이상의 측만도를 보이는 소수의 중증 환자들은 계속 진행될 수 있다.

(도움말=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 김학선 김경현 강성웅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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