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의약]공격적 R&D망 구축… 미국·유럽·중국 거대시장 거머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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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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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십자



녹십자는 올해 ‘건강산업의 글로벌 리더’로서 2020년 해외 수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고 국내 매출 2조 원, 해외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녹십자는 무엇보다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혈액제제와 백신 등 주력 분야에서 새 시장을 열 계획이다. 녹십자는 “매년 매출액의 7∼8%를 R&D에 투자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이를 1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희귀의약품, 합성신약, 천연물신약 등으로도 R&D망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우선 주력분야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에서 세포배양이나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 예로 녹십자가 현재 미국에서 임상3상을 진행 중인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은 2013년까지 임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2014년 미국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녹십자는 “미국 면역글로불린제제 시장규모는 약 28억 달러에 이르고 연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앞으로 더 큰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녹십자는 백신 부문에서 수두백신의 생산성 향상과 독감백신의 품목다변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수두백신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개발 진입장벽이 높은 약품 중 하나로, 세계적으로 녹십자와 다국적 제약사 등 3개 기업만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녹십자는 “수두백신은 세계 시장규모가 약 25억 달러에 달해 시장의 일부만 점유해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독감백신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3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독감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받은 제조사가 녹십자와 노바티스, GSK, 사노피 파스퇴르 등 4곳에 불과해 시장 환경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녹십자는 종전에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급이 부족한 희귀의약품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진입할 계획이다. 희귀의약품은 개발 필요성이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성 때문에 연구개발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녹십자의 ‘니치마켓 공략’ 전략에 따라 개발된 대표적 상품은 1월 품목허가를 받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헌터증후군은 골격기형과 지능저하 등을 일으키는 유전병으로, 치료제 역시 비싸기로 유명하다. 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세계에서 단 1개뿐”이라며 “그러나 헌터라제의 등장으로 독점이 깨진 만큼 앞으로는 더욱 안정적인 치료제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녹십자는 올 하반기(7∼12월) 헌터라제를 들고 세계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세계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 원 수준으로 매년 11%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수년 안에는 1조 원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50% 이상의 세계시장을 점유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녹십자는 헌터라제 외에도 파브리병 치료제 개발 등 희귀 의약품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파브리병은 당지질의 선천성대사이상으로 심근경색증, 신장 이상 등 여러 증세를 일으키는 유전병이다. 파브리병 역시 세계적으로 단 2가지 치료제만이 개발돼 쓰인다. 녹십자는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을 통해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등 거대시장 진출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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