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의약]LG생명과학, 어린이 환자에 매일 한번 주사? NO!… 일주일에 한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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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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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약효 지속효과 큰 성장호르몬 개발
미국 유럽 등 30여 나라서 특허 인정받아


《환자로서는 날마다 같은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일이다. 만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가 고통을 잘 참지 못하는 어린이라면 자녀가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에게도 괴로움일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린이 환자가 주사를 맞기를 거부한다면 치료의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LG생명과학(대표 정일재)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서방형(徐方形·약효 물질이 천천히 지속적으로 방출되는) 성장호르몬(SR-hGH)은 이 같은 어린이 환자와 부모의 불편, 고통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서 탄생했다. 성장호르몬은 이미 세계적으로 여러 바이오·제약회사가 개발해 성장호르몬 결핍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가 입증이 됐지만, 매일 한 차례씩 맞아야 한다는 불편이 있었다.

LG생명과학의 서방형 성장호르몬은 주 1회만 맞아도 기존의 성장호르몬과 똑같은 효능을 내도록 만들어져 주사를 두려워하는 어린이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순도 높은 히알루론산을 방출조절제로 사용해 방출속도를 균일하고 안정적으로 조정한 것이다. 히알루론산은 체내에 존재하는 천연물질이어서 인체에 해롭지 않고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도 높다. LG생명과학의 서방형 기술은 미국과 유럽 등지의 30여 개국에서 특허를 인정받았다.

LG생명과학이 개발한 서방형 성장호르몬은 국내에서는 2007년 성인용 제품 ‘디클라제’로, 2009년에는 어린이용 제품 ‘유트로핀플러스’로 각각 판매가 시작됐다. 이 가운데 유트로핀플러스는 1992년 국내 최초로 자체 기술로 개발한 성장호르몬 유트로핀을 서방형 기술을 적용해 개량한 것이다.

유트로핀은 국내 어린이 대상 성장호르몬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밸트로핀(Valtropin)이라는 브랜드로 2006년 유럽, 2007년 미국에서 승인을 받아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제품이다. 디클라제는 복부지방을 포함한 체지방 감소, 근육량 증가, 콜레스테롤 등 지방대사 개선의 효과가 있다. 유트로핀 플러스는 뼈 성장을 촉진하는 데 탁월한 효능을 보여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성장호르몬 시장은 세계적으로 연간 25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다. 게다가 매년 3∼5%씩 커지고 있다. LG생명과학은 글로벌 성장호르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현재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순조롭게 허가가 이뤄져 미국 내 판매가 시작되면 유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실패한 서방형 성장호르몬 시장을 국내 자체기술로 돌파한 쾌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생명과학은 서방형 성장호르몬이 기존의 성장호르몬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생명과학의 서방형 성장호르몬 개발은 30여 명의 전문 연구개발(R&D) 인력으로 전담조직을 꾸려 꾸준한 투자한 결과다. LG생명과학은 이미 오송 생명과학단지에 국제기준을 충족하는 전문 공장도 건설했다. 선진국을 포함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제품 및 지역전략 수립, 주요 고객 확보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도 벌이고 있으며 해외사업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LG생명과학의 서방형 성장호르몬은 국내 바이오·제약회사들이 나아갈 길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단순히 병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약품을 처방, 접종받는 환자의 처지에서 고민하는 데서도 새로운 시장은 만들어진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서방형 성장호르몬은 고객 존중, 고객가치 창출에 모든 기업의 목표와 기술력을 집중하는 우리 회사의 기업이념 및 사업방향과도 맥을 같이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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