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눈먼 ‘파워블로거’의 허세… “지들이 무슨 벼슬아치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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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8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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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느 음식점 주인의 사연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느 음식점 주인의 사연
요즘 음식점 주인이 말하는 가장 ‘진상’인 손님은 누굴까. 주문한 메뉴 빨리 안나오냐고 재촉하는 사람? 애들이 뛰어 놀도록 방치하는 부모? 대놓고 스킨십하는 커플?

“땡!” 모두 아니다. 바로 ‘파워블로거’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일어난 일련의 ‘파워블로거 사태’로 시끄럽다. 수많은 블로거들은 “터질 것이 드디어 터졌다”고 말한다.

지난달 24일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음식점을 운영하며 황당한 일을 겪은 일화가 소개됐다. 간략히 정리하면, 한 남녀 커플이 둘이서 먹기 힘들만큼 음식을 시키더라는 것이다. 그러더니 온갖 렌즈를 꺼내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음식 나오니 음식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런데 음식을 다 먹을때쯤 주인을 부르더니 자신이 무슨 파워블로거 누구인데 블로그에 올려줄테니 음식값은 공짜로 해달라는 것이다. 자기가 올리면 음식점이 대박난다면서…

참다참다 돈 내고 나가던가 경찰 부르던가 하자니까 그 커플이 자신들에게 돈주고 광고하는 사람들 많은데 라며 연신 파워블로거를 인지시키기 위한 발언을 하더라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 청주의 한 감자탕집에서는 젊은 남녀 4명이 감자탕과 뼈찜, 해물파전 등 주문하더라는 것. 주인은 너무 많다고 말렸지만 그냥 달라고 해 음식을 줬다. 그랬더니 일제히 카메라를 들고 렌즈를 바꿔끼며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역시 자신들이 파워블로거라며 블로그에 올리는 대가로 음식값 7만5000원 어치를 공짜로 해달라는 것. 이리저리 말싸움을 하다 주인은 다른 손님들이 많아 좋게좋게 끝내려고 공짜로 해줬다.

이런 사례가 또 있다. 의류전문 블로거가 음식점에 와서 파워블로거라며 ‘행패’를 부린적도 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비슷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렇듯 요즘 음식점 주인들은 ‘파워블로거’를 제일 싫어한다.

그리고 최근 유명 블로거 ‘베비로즈’는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세척기를 공동구매하며 대당 7만 원씩 한 번에 2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사태는 방송에 보도될 만큼 ‘파워블로거의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줬다.
한 블로거의 사진 도용에 대한 공개 사과문.
한 블로거의 사진 도용에 대한 공개 사과문.
또 널리 알려진 한 블로거는 장마철에 장화를 소개하려고 리뷰를 하면서 자신이 직접 구매하지도 않은 장화의 사진을 다른 블로거가 찍은 사진으로 무단 도용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 블로거는 당시에는 블로그를 폐쇄하고 ‘잠수’타더니 시간이 지나자 사과글을 올리고 다시 블로그를 열면서 도덕성 논란을 재차 일으키고 있다.

이렇게 ‘파워블로거 사태’가 커지자 포털들의 파워블로거 선정 기준이 깐깐해지고, 국세청까지 대량의 공동구매를 유도하는 블로거를 직접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포털들의 무분별한 파워 배지 남용이 이와 같은 일을 불러 일으킨 원인이 있다”면서도 “물론 그것을 악용한 블로거들도 일차적인 잘못이 있다. 블로그가 벼슬인줄 알고 허세부리는 사람들이 가장 큰 문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블로그를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무언가의 목적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네티즌은 “비단 블로거 뿐만이 아니라 3~4년 커뮤니티를 잘 운영해오다 믿음이 생기면 한 순간에 공동구매해서 금액이 커지자 먹튀하는 운영자들도 있었다”면서 “돈과 관련된 상업성 블로거들에게 맹목적인 믿음을 보이는 것 또한 좋지 않다”고 말해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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