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작품으로 만든 SF단편영화… 놀라운 반전까지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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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1일 1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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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을 타고 어느 행성으로 향하는 주인공. 우주선은 행성 표면에 착륙하게 되고 주인공은 우주선 밖으로 나와 행성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맞닥뜨린 원주민. 원주민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주인공을 응시하고, 영문도 모른채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한참이 지난후 주인공은 우주복의 헬멧을 벗는데…’

한 네티즌이 졸업작품으로 만든 SF단편영화 ‘Cosmic man’이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UCC영상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SF장르인데다 빈틈없이 짜여진 시나리오 등 높은 퀄리티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HD고화질의 16:9 화면에 스테레오 음향효과까지 더해진 이 단편영화의 러닝타임은 8분53초. SF영화의 긴 예고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주선을 타고 어느 행성에 내린 주인공이 원주민을 만나면서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영상을 보면서 생각지 못했던 반전이 숨어 있다.

단편영화를 본 네티즌들은 “아마추어가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놀라운 작품이다. 간만에 무언가 느낌을 주는 웰메이드 작품이다”고 평가했다. 한 네티즌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 멋진 영상이다.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영상을 만든 주인공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멀티미디어 영상과를 졸업한 이한빛 씨(28).

제작자가 ‘반전’으로 꼽은 장면.
제작자가 ‘반전’으로 꼽은 장면.
각본, 제작, CG, 편집 등 거의 모든 작업을 혼자서 해냈다. 그리고 촬영하는데 학교 동기가 도와주고, ‘ninaian project’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운드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 음향효과를 넣었다.

10개월에 걸쳐 만든 단편영화에 총 제작비는 140만 원. 무엇보다 SF장르를 좋아하고 국내에는 SF장르가 희귀하기 때문에 기회가 생긴다면 계속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이 씨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월에 졸업하고 현재 게임 캐릭터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이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수상은 했는지요?
“전달(2월)에 졸업을 하면서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는데 별다른 수상은 못했습니다.(웃음)”

- 만들게 된 과정이 궁금한데요.
“준비하고 기획하는 기간이 4개월 정도, 촬영하고 편집하고 후반 작업하는데 6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혼자서 각본, 제작, CG, 편집 등을 했고 촬영할 때는 학교 동기가 도와줬습니다. 그리고 효과음은 전자양이라는 전자음악가가 음악은 박현민 씨가 맡아줬습니다. 사운드를 담당한 두 분은 ninaian project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만들게 된 동기가 있을까요?
“한국 단편영화에 SF라는 장르가 희귀하기도 하고 아무도 만들지 않으니까 괜히 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도 있고요.(웃음) 무엇보다 SF라는 장르를 좋아한다는 것이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까요?
“지구인들은 과거 1977년 보이저호에 메시지를 실어 보냈습니다.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다른 생명체에게 지구인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지구의 목소리(사진, 음악, 글 등)를 담은 것이었죠.

그런 메시지를 받은 그들은 지구를 찾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미래의 어느 날 우리의 자손들과 조우하게 되죠. 이게 사실 표현하고 싶었던 내용인데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 쑥쓰럽습니다.(웃음)”


-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요?
“내용적인 면 보다는 우주공간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한번쯤 우주에 대해 그리고 우리들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주인공이 외계인이었다는 사실에 조금이나마 놀라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 촬영하면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외계인과 원주민이 맞닥뜨린 장면은 제부도에서 촬영했습니다. 촬영하는 정오에 매바위 부근이 잠긴다는 정보를 뒤늦게 듣고 장비들이 물에 잠길까 이리저리 뛰어다녔네요.(웃음) 원시인 역할 맡았던 김기주 씨도 반나체의 복장으로 무거운 발전기랑 장비들을 옮기느라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갯벌체험 시즌으로 어린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많았는데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더라고요. 나중에는 장비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 재미있으셨나 봅니다.”


- 제작하는데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요?
“촬영 관련해서 100만 원정도 들었고요. 사운드 관련해서는 40만 원 정도입니다. 총 140만 원 정도 들었네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앞으로 기회만 된다면 계속 SF 영상, 단편 영화를 작업할 겁니다. 너무 재미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학국예술종합학교 멀티미디어 영상과를 졸업했는데 아직 많은 사람들이 학교나 저희 과를 잘 모르시더라고요. 저희 과는 뮤직비디오, CF, 영화, CG 관련 대중예술을 공부하는 곳입니다.(웃음)”


▲ SF단편영화 ‘Cosmic man’

이 씨는 이번 졸업작품 전에도 SF 단편영화 ‘DEBRIS’를 만들었다. 우주 주유소에서 홀로 근무하고 있는 한 남자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3명이 함께 만든 공동 작품으로 지난해 충무로 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했다.

또 ‘DEBRIS’는 2010 미쟝센영화제 시각효과연출상, 2009 공주신상옥청년영화제 대상을 차지했으며 지난해에 열린 과천국제SF영화제와 부산디지털콘텐츠유니버시아드 상영작으로 오르기도 했다.

▷ SF 단편영화 ‘DEBRIS’ 보러가기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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