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취중진단]폭탄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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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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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소주, 맥주 등 술을 섞는 건 기본. 술에다 우유, 탄산음료, 커피 등을 섞어 마시기도 한다. 최근에는 웰빙주로 인기가 많은 막걸리에 소주와 사이다를 섞은 ‘막소사’가 인기다. 골프 붐을 반영한 ‘골프주’도 있다. 주류업체가 신제품을 출시하면 어김없이 새로운 폭탄주가 등장할 정도.

사람들은 왜 폭탄주를 마실까? 간단하다. 최대한 빨리 취하기 위해서다.

4∼5도의 맥주 한 잔에 40도 정도의 양주 한 잔을 섞은 폭탄주의 알코올 농도는 15도 내외. 이는 몸이 가장 잘 흡수하는 알코올 농도인 12∼14도에 가까운 수치다. 폭탄주를 마시면 같은 양의 양주나 소주를 마시는 것보다 알코올이 체내에 빨리 흡수된다.

게다가 맥주의 탄산가스는 알코올의 흡수를 가속화시킨다. 알코올이 빨리 흡수되면 혈액 내 알코올 농도가 급속도로 높아져 빨리 취한다.

폭탄주를 마시는 속도 역시 문제다. 일반적으로 폭탄주는 한 번에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잔 돌리기’, ‘파도타기’ 등을 통해 폭음을 하기도 쉽다.

단시간에 다량의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면 순간적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증한다. 이는 대뇌에 있는 전두엽의 기능을 마비시킨다. 전두엽이 마비되면 평형감각, 방향감각이 떨어져 사고를 당할 위험이 커진다.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화를 잘 내고 폭력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알코올 조절능력도 떨어져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된다.

단시간에 너무 많은 술을 마시면 급성 알코올중독(alchol intoxication)이 유발될 가능성도 높다. 급성 알코올중독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순간적으로 높아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 중추신경과 호흡중추가 마비돼 의식을 잃거나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폭탄주는 폭음, 강압적인 술 권유 등과 함께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음주 문화를 보여준다. 개인의 건강을 지키고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잘못된 음주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적당량의 음주를 권하고 주량에 따라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하는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이 시급하다.

양재진 알코올중독치료전문 진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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