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절개 않고 인공심장판막 교체

  • 입력 2009년 6월 15일 03시 00분


빌 클린턴 주치의 지낸 앨런 슈워츠 교수 내한 특강

“심장병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금연하는 생활이 필요합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심장 주치의였던 앨런 슈워츠 컬럼비아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사진)는 “심장질환 예방법에는 왕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림-컬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언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슈워츠 교수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심장판막 질환 전문가로 1974년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78년부터 이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동맥판막 질환은 심장에 있는 판막이 제대로 안 닫히거나 좁아져 심장에서 혈액을 온몸으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고령화될수록 늘어난다.

슈워츠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에 대한 특강을 했다.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대동맥판막이 좁아지는 대동맥판막협착이 있을 때 가슴을 열고 인공판막을 교체하는 수술 대신 사타구니 쪽 혈관을 통해 가슴을 열지 않고 심장까지 접근해 인공판막을 끼워주는 수술법이다. 2002년 프랑스에서 처음 소개된 시술법으로 미국에서 아직 임상단계에 있다. 국내에 도입되려면 앞으로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슈워츠 교수는 “가슴을 열고 수술하려면 심장을 멈추게 한 후 피를 인위적으로 돌리는 기계를 사용해야 하고 수술 후에는 흉터가 남을 뿐만 아니라 회복 기간도 길다”고 말했다. 대동맥판막 질환이 생기면 제대로 혈액을 온몸으로 뿜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3, 4년 내에 대부분 환자가 사망하거나 큰 장애를 입을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대동맥판막 질환 환자의 4분의 1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슈워츠 교수는 심장근육이 제 기능을 못하는 마지막 단계인 말기 심부전 환자 치료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그는 “심장이식을 원하는 환자는 미국에서 연간 3만 명 이상이지만 기증자가 부족해 실제 이식은 2000∼3000명 수준”이라며 “향후 전체 기능을 이식할 수 있는 기계심장이 개발되거나 줄기세포를 이용해 죽어가는 근육을 재생시키는 방식이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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