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동물원’ 뜬다… 과학동아 5월호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2분


신록의 계절 5월에는 동물원이 관람객으로 북적인다. 아빠 어깨에 올라타 갖가지 동물을 바라보는 어린이의 눈에는 즐거운 표정이 가득하다.

과거 동물원의 이미지는 철창 속에 동물을 가둬 구경하던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현대 동물원은 다르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을 가둔 투명 유리창에 주먹을 날리는 대신 서식지를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환경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는 동물이 늘고 있다. 이들이 사는 곳은 콘크리트로 덮인 인공 시설물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숲과 흙, 바위다.

1909년 창경원 동물원의 역사를 계승하며 올해 100주년을 맞은 서울대공원이 몇 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은 현대동물원의 이 같은 변신과 일치한다. 작은 야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목을 구부리지 않아도 높은 탑에 매달린 먹이를 뜯어먹는 기린, 진흙 목욕을 하며 등에 붙은 진드기를 떼어내는 코끼리가 서울대공원을 누비고 있다. 맥 빠진 ‘동물원용 동물’이 아닌 야성의 눈빛이 살아 있는 동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안겨준다.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가 보면 관람객들은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사는 모습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거나 고개를 쳐드는 수고를 기꺼이 감내한다. 동물이 느끼는 ‘푸른 희열’에 스스로 ‘전염’된다.

과학동아 5월호는 ‘행복한 동물원이 뜬다’란 특집 기사에서 동물원의 미래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동물들과 동고동락하는 사육사의 삶도 소개한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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