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光시장 태양처럼 떠오른다

  • 입력 2008년 4월 22일 02시 52분


LG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원재료부터 발전까지 수직계열화 완성

삼성그룹 “선프로젝트 발진”

光에너지硏 신설… GE 고위직 영입까지

LG그룹은 신(新)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태양광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원재료에서부터 발전에 이르기까지 계열사 간 역할분담 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국내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뤘으며 태양광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태양전지 등 에너지사업을 6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한 삼성그룹도 최근 특별검사 수사가 마무리된 것을 계기로 태양광사업을 수직계열화하는 이른바 ‘선(Sun)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와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시장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태양광시장의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 태양광사업 가속화하는 LG

LG전자와 LG화학은 지난주 기업설명회에서 태양광사업 중 태양전지와 모듈 분야는 LG전자가, 또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사업은 LG화학이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태양전지는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태양광발전 사업의 핵심 부품으로 폴리실리콘을 웨이퍼 형태로 가공한 뒤 여러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후 태양전지를 모아 다른 부품과 조합하면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완성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LG전자와 LG화학이 태양전지 사업을 중복 추진하는 등 일원화 작업이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번 ‘교통정리’로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LG화학)→태양전지용 웨이퍼(실트론)→태양전지 및 모듈(LG전자)→태양광발전 시스템 제작(LG화학)→태양광발전 사업 프로젝트(LG CNS)→태양광발전소 운영(LG솔라에너지)으로 이어지는 태양광사업 체계를 구축했다.

다만 실트론은 태양전지용 웨이퍼를 생산할지 여부에 대해 최종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상당수 태양광시장 전문가들은 “세계 6위권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업체인 실트론의 참여는 시간문제일 뿐 기정사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LG그룹은 태양광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태양전지 개발 시설 및 인력을 조만간 LG전자로 넘길 계획이다.

○ 삼성도 ‘선 프로젝트’ 구체화할 전망

LG가 이처럼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사업을 가속화하는 것은 세계 태양광시장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53.5%씩 성장한 데 이어 2011년까지 최소 50% 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대비해 폴리실리콘과 태양전지 분야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정하고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의 태양광사업 수직계열화 완성으로 재계 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은 2007년 삼성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차세대 연구소 밑에 ‘광에너지연구소’를 신설한 데 이어 최치훈 전 GE에너지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을 영입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소재, 삼성SDI는 태양전지,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는 태양광발전 시스템 등을 각각 맡는 ‘선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

굿모닝신한증권 김동준 연구위원은 “삼성이 그동안 특검 수사 등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태양광사업에 관한 계열사 간 역할 분담 등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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