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기자의 디지털 세상]‘오디오북’ 실제로 들어 보니

  • 입력 2007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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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텔레콤은 인티큐브가 운영하는 오디언과 오디오북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오디오북은 책을 읽는 소리가 녹음된 MP3 파일 등의 형태로 돼 있습니다. PC나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기기에 상관없이 들을 수 있도록 돼 있죠.

지금까지 책은 눈으로 읽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지 귀로 듣는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과연 듣는 책은 어떤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오디언 홈페이지(www.audien.com)에 가서 오디오북을 내려받아 들어봤습니다.

소설가 은희경의 단편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중 ‘날씨와 생활’이었습니다. 700원을 결제하고 각각 10MB 정도 되는 파일 4개를 내려받았습니다. 오디오북은 파일이 크기 때문에 보통 15분 정도의 시간으로 나뉘어 있다고 합니다.

책을 ‘듣는’ 것은 생각보다 답답한 일이었습니다.

우선 주인공의 이름이 ‘B’인데 이를 모르고 들으니 실제 주인공 이름이 ‘비’인지 ‘B’인지 모르겠더군요.

또 원하는 부분을 찾기가 힘들고 책을 읽는 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니 자꾸 딴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는 식의 기자의 책 읽는 습관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드네요.

이 파일을 MP3플레이어로 옮겨서 다니면서 들어봤습니다. 의외로 편리했습니다. 바쁜 직장인들은 운동을 하거나 운전을 하는 시간을 활용해서 들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또 노약자나 환자들은 편한 자세로 ‘독서’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피로해도, 차 속에서 멀미가 나도 계속 책을 ‘들을’ 수 있겠더군요.

국내에서는 아직 시장이 크지 않지만 미국 오디오 출판인 협회에 따르면 미국 독서 인구의 25%가 일주일에 4.9시간씩 오디오북을 청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디오북은 단점도 많지만 새로운 방법의 책읽기 수단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읽는 데 익숙한 ‘독자’들을 어떻게 ‘듣는 독자’로 만들지는 오디오북 업계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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