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도 곪는다… 추우나 더우나 닭살 돋으면 병

  • 입력 2007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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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에 생긴 모공각화증.
팔에 생긴 모공각화증.
‘팔뚝에 오톨도톨 돋아난 닭살, 짜면 증상이 더욱 악화됩니다.’

춥거나 무섭거나 징그러울 때 살갗에 좁쌀처럼 오톨도톨하게 돋아나는 닭살. 흔히 ‘소름’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피부 속 잔털 주변 근육이 수축해 일시적으로 생긴다.

하지만 추우나 더우나 항상 닭살을 달고 다닌다면 한번쯤은 ‘모공각화증’이라는 피부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모공각화증은 모낭 내에 각질이 쌓여서 닭살 모양으로 작은 돌기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모공각화증은 성인 10명 중 4명에게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다. 가렵거나 통증이 없기 때문에 미용적인 문제 이외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자꾸 만지다보면 끝이 노랗게 곪기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

모공각화증은 대개 2세 전후에 처음 생기고 20세 정도까지 심해지다가 나이가 들수록 점차 사라져 저절로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주로 팔 허벅지 어깨의 바깥쪽에 많이 생긴다. 심하면 엉덩이나 팔꿈치 아래에도 생긴다.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김상석 교수는 “모공각화증은 건조한 겨울에 악화되며 특히 피부가 건조하거나 아토피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서 잘 나타난다”면서 “심한 닭살이 아니라면 평소 피부 보습에 조금만 신경을 써도 증상은 좋아진다”고 말했다.

닭살이 너무 심해 신경이 쓰일 정도면 5% 살리실산 성분의 여드름 연고나 각질 연화제를 바르면 좋다. 만약 닭살 주변이 붓고 누르면 아프고 38.3도 이상의 열이 나면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모공각화증은 함부로 짜서 상처를 내거나 때밀이 수건으로 피부를 박박 문지르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로션이나 크림을 평소보다 1.5배 정도 많이 발라주고 옷은 부드러운 면내의를 약간 느슨하게 입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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