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병원일수록 주사제 사용 많아

  • 입력 2006년 5월 16일 03시 03분


주로 부인과 질환만 다루는 경남 통영시의 한 산부인과. 이 의원은 외래환자에게 먹는 약만 처방하는 법이 별로 없다. 항상 주사제를 함께 처방한다.

60대의 원장은 “먹는 약만으로는 약효가 떨어져 주사제를 함께 처방하고 있으며 환자들도 그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지난해 4분기 외래환자 주사제 처방률은 무려 99.08%. 환자 100명 중 99명 이상에게 주사를 놓았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분기(10∼12월)에 100건 이상 건강보험 급여를 청구한 전국 의료기관 2만2765곳을 대상으로 외래환자 주사제 처방률을 조사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병원 규모 작을수록 처방 많아=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주사제 사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전문요양기관(대학병원)의 경우 평균 처방률은 3.59%였다. 전남대병원(1.70%), 경희대부속병원(2.44%),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2.47%)이 상대적으로 처방률이 낮았다. 반면 순천향대병원(7.84%), 중앙대 용산병원(5.98%), 인제대상계백병원(5.24%)은 상대적으로 처방률이 높게 나타났다.

종합병원의 평균 처방률은 9.96%로 나타났다. 전북 전주시 예수병원(1.12%), 서울시립보라매병원(2.23%)의 처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경기 안양시 한성병원(52.83%), 부산 해운대성심병원(44.58%) 등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일반 병원과 의원의 처방률은 각각 26.27%, 27.91%로 규모가 작을수록 주사제를 많이 사용했다. 병·의원이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보다 7.3∼7.8배 이상 주사제를 많이 쓰고 있는 것.

주사제 처방률이 90% 이상인 의원은 86곳으로 집계됐다. 경기 성남시의 한 의원은 주사제 처방률이 100%를 기록했다. 모든 외래환자에게 주사를 놨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 의원 관계자는 “우리 의원은 먹는 약이 잘 듣지 않는 퇴행성관절염만 전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주사제 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1인당 연간 4회 미만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주사제 남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반발했다.

▽외국보다 높은 주사제 처방률=국내 의원의 주사제 처방률은 서구와 비교해 5.4배 높다. 미국 등 대다수 국가가 외래환자의 적정 주사제 처방률을 1∼5%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영국과 스웨덴은 주사제 사용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으며 적정 처방률을 1% 이하로 제시하고 있다.

주사제 처방률이 높은 의원들은 대체로 “주사제의 약효가 빠르고 환자들이 원하기 때문이다”라는 이유를 대고 있다.

그러나 주사제와 먹는 약의 효과는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주사제가 먹는 약보다 흡수가 빠른 장점이 있다. 대신 급성쇼크나 염증, 출혈, 신경장애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처방률 공개 확대=외래환자에게 주사제를 전혀 놓지 않는 병·의원은 각각 21곳과 435곳으로 집계됐다. 의원의 경우 허내과(서울), 하정훈소아과(서울), 김종근소아과(경기 오산시), 예일소아과(전북 익산시)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조사는 종합전문요양기관 42곳, 종합병원 230곳, 병원 749곳, 의원 2만1744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외래에서 먹는 약으로 대체하기 힘든 일부 주사제는 이번 계산에서 제외됐다. 각 의료기관의 주사제 처방률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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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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