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논문 조작]‘원천기술’ DNA분석 끝나

  • 입력 2005년 12월 26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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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원에 둘러싸인 김선종 연구원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이 24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대가 고용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나가고 있다. 그는 9월까지 미즈메디병원에서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고 배양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인천=신원건 기자
경호원에 둘러싸인 김선종 연구원
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이 24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대가 고용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나가고 있다. 그는 9월까지 미즈메디병원에서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고 배양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인천=신원건 기자
서울대는 이르면 26일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의 2004년 논문에 대한 진위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04년 논문이 진실로 확인되면 “환자 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황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되지만 이 논문마저 조작됐다면 줄기세포 연구 전체가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 조사위원회 정명희(鄭明熙·의대 교수) 위원장은 25일 본보 기자와 통화에서 “황 교수 연구팀에서 넘겨 받은 줄기세포 9종의 DNA 지문분석 결과가 24일 나와 조사위원에게 개별 통보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조사위원별 분석 결과를 종합해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으며 이르면 26일경 그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복제 개 ‘스너피’의 혈액 분석은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을 의뢰한 외부기관이 아닌 별도의 기관에 맡겼다”며 “스너피의 분석 결과도 같이 발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조사위는 24일 오후 귀국한 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34) 연구원을 공항에서 곧바로 데려가 밤샘 조사한 뒤 25일 오전 6시경 돌려보냈다.

조사위는 김 연구원에게 이날 실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배양 여부, 줄기세포의 사진을 늘린 경위,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의 지시로 2개 줄기세포 사진을 11개로 늘렸으나 8개의 줄기세포가 만들어져 배양되는 과정을 목격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줄기세포 바꿔치기에 대해서도 “내가 얻을 이득이 없다”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임권수·林權洙)는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황 교수를 고소인 조사 차원에서 이르면 이번 주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황 교수를 상대로 김 연구원 등이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와 이 의혹을 제기한 배경을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번 주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지문분석 결과를 발표한 이후 황 교수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또 김 연구원을 포함해 이 사건 관련자의 출국을 금지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6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황 교수 논문 조작에 관여한 의사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협 정효성 법제이사는 25일 “생명윤리학자와 줄기세포 연구 전문가를 참고인으로 초청해 황 교수 사건을 검토한 뒤 논문 조작에 관여한 의사에 대한 징계 범위와 방법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23일 의협에 보낸 건의서를 통해 황 교수팀에 난자를 공급한 노성일(盧聖一)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등에 대한 조사와 징계를 건의했다.

의협 회원은 징계를 받으면 회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데 제한을 받지만 의사나 의대 교수로 활동하는 데는 지장을 받지 않는다.

의학 분야 연구논문 철회 사례
저널시기논문 내용철회 이유
영국 의학저널 랜싯1998년“홍역, 볼거리, 풍진(MMR) 예방백신이 어린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논문 저자들이 MMR와 어린이 자폐증은 연관성이 없다면서 자진 철회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2001년“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멕시코 토종 옥수수 종자를 변형시키고 있다.”네이처 편집인이 연구에 문제점이 너무 많다면서 논문 게재 직권 철회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2002년“엑스터시를 주입한 원숭이 뇌에서 파킨슨병이 발견됐다.”논문 저자들이 연구에 사용한 엑스터시 용기에 엑스터시 대신 메스암페타민이 들어 있었다면서 자진 철회
자료:로이터통신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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