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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1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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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부 ‘미생물유전체 활용기술개발사업단’의 오태광(51) 단장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윤정훈(36) 박사 연구팀은 독도에서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미생물 2속(屬), 3종(種)을 발견해 각각에 다 독도라는 이름을 포함시켜 미생물 분류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 ‘미생물 계통분류 국제저널(IJSEM)’에 등록했다고 9일 밝혔다.
‘종’이 개인에 해당한다면 ‘속’은 비슷한 특징을 갖는 개인들이 모인 집안에 비유할 수 있다.
새로운 2속에 ‘독도 한국(Dokdonella koreensis)’과 ‘독도 동해(Dokdonia donghaensis)’라는 이름이, 새로운 3종에는 ‘비르지바실루스 독도(Virgibacillus dokdonensis)’ ‘마리박테르 독도(Maribacter dokdonensis)’ ‘마리노모나스 독도(Marinomonas dokdonensis)’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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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견은 독도에 대한 과학적 자료를 선점해 확보하고 독도가 국제적으로 한국 땅임을 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 단장은 “독도라는 지명이 포함된 2개 속이 국제적으로 공인받아 이 속에 포함되는 새로운 미생물 종을 발견하는 학자라면 일본인이라도 이 종에 독도로 시작되는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인된 2개 속, 3개 종 외에도 독도가 들어간 이름의 미생물 1개 속 ‘동해 독도(Donghaea dokdonensis)’, 2개 종 ‘폴라리박테르 독도’ ‘포피로박테르 독도’가 국제학계에서 등록을 앞두고 심사를 받고 있다. 20여 개의 새로운 미생물에 대한 실험이 진행 중이라 이름에 독도가 들어간 미생물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윤 박사는 “독도는 새로운 미생물 자원의 보고”라며 “육지에서 분리된 미생물 가운데 10∼20%가 새로운 것인 반면 독도에서 나온 미생물은 60% 이상이 새로운 종류”라고 말했다.
새로운 미생물은 새로운 기능이나 유용한 물질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독도에서 발견된 미생물을 대상으로 산업적으로 유용한 미생물을 탐색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오 단장은 “독도 미생물은 신약 후보물질, 미생물 농약, 유용 효소 등을 생산하는 데 쓰일 수 있는 보물”이라고 밝혔다.
실제 ‘동해 독도’는 고추가 말라죽는 탄저병의 원인 곰팡이가 자라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박사는 “미생물에서 고추탄저병에 잘 듣는 유용 성분을 뽑아내 ‘미생물 농약’으로 쓰면 화학 농약보다 사람이나 가축에 피해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생물 ‘동해 독도’는 설사를 일으키는 병원성 대장균의 기능을 억제하기도 해 의약품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윤 박사는 “독도 미생물은 평균 수온보다 낮은 바닷가에 산다”며 “이 미생물에서 뽑아낸 지방분해 효소를 이용하면 찬물에서도 때를 빼는 세제의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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