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양 - 밝기 조절 식물유전자 발견

  • 입력 2005년 2월 10일 22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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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식물에서 동물의 눈동자처럼 받아들이는 빛의 양과 밝기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에 따라 햇빛의 양이 적은 지역에서도 품질이 좋은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남홍길(南洪吉·48) 교수는 10일 “4년간의 연구 끝에 애기장대에서 받아들이는 빛의 양과 밝기를 조절하는 유전자 ‘PAPP5’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며 “이 유전자의 작용 원리도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생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 ‘셀’ 11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와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남 교수의 지도 아래 포항공대 박사과정 유종상(柳宗相·33) 씨가 주도했으며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팀도 참여했다.

1952년 동물의 눈처럼 빛을 받아들이는 식물의 단백질 ‘피토크롬’이 발견됐지만 식물이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원리는 지금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식물의 ‘눈’인 피토크롬과 관련된 70여 개 유전자 가운데 ‘눈동자’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찾아내 ‘PAPP5’라는 이름을 붙였다.

남 교수는 “PAPP5 유전자가 피토크롬이 인산(燐酸)과 반응하는 정도를 조절해 받아들이는 빛의 양과 밝기를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최양도(崔良燾)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유전공학적으로 적용하면 햇빛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고품질의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어 제2의 녹색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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