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선수의 성격과 관련돼 발생하는 불안은 ‘특성 불안’이라 불린다.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 대표선수들을 지원한 한국체육과학원 김병현 박사는 “국가 대표급 남녀 양궁선수 60명에 대해 이들이 얼마나 성격적으로 불안을 많이 타는지를 보여 주는 ‘특성 불안 지수’를 검사한 적이 있다”고 24일 밝혔다. 선수들은 모두 연습 때 수준급의 실력을 발휘했으나 국제 대회에서는 경기력에 차이를 나타냈다.
김 박사는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은 특성 불안 지수가 낮은 반면,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은 특성 불안 지수가 높은 경향을 보여 주었다”며 “특성 불안은 유전적으로 타고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배짱 좋은 우리 여자 양궁선수들이 우수한 ‘담력 유전자’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담력 유전자’보다는 ‘불안 유전자’가 밝혀지고 있다.
같은 연구원의 박동호 박사는 “불안, 우울, 신경질적 경향 등과 관련된 ‘세로토닌 운반체 유전자(5-HTT 유전자)’가 ‘불안 유전자’의 후보”라고 말했다. 이 유전자의 SS형이나 LS형을 가진 사람은 정신적으로 불안을 많이 느끼는 반면, LL형의 사람은 불안 상황에 보통 수준의 반응을 보인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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